IS, 광란의 유물 파괴 '군용 대형차량' 동원

IS, 광란의 유물 파괴 '군용 대형차량' 동원

2015.03.06.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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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뷰:IS 대원 (지난달)]
"(우리가 파괴한)이 유물들은, 오래전 진정한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이 섬기던 우상일 뿐이다."

IS가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고대 유물을 파괴하는 장면은 다시 봐도 충격적입니다.

유프라테스 강 유역 고대 문명 중심지를 점령한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고대 유물이 이슬람 가치를 헤치는 미신이라며 파괴해 왔습니다.

또, 때로는 비싸게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 (지난주)]
"IS가 일부 유물은 부수고 나머지는 밀매를 위해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밀매 활동은 진행 중이며 불행히도 몇몇 배신자의 협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S가 지난 1년간 유물 밀매로 얻은 수익은 1억 달러, 우리 돈 1,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물 약탈은 원유에 이어 IS에 둘째로 큰 수입원이 됐다'며 'IS가 불도저로 유적지를 마구 갈아엎으면서 돈 될 거리를 찾는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모하메드 알리 알하킴, 이라크 대사 (지난달)]
"이게 이라크에 왜 중요하냐고요? 왜냐면, 테러리스트들은 오일과 가스를 밀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유물을 밀매합니다. IS는 자신들이 점령하고 있는 모술의 문화유산을 밀매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산정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귀중한 문화유산이 무참히 산산조각 나는 걸 지켜봐야 했던 국제 사회는 경악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지난달 27일 IS의 고대 유물 파괴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인터뷰: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지난주)]
"유네스코는 문화유산의 불법 밀매에 반대하는 국제 연합을 개시할 것임을 오늘 선언합니다."

하지만 IS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또 다시 고대 유적지를 파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라크 관광유적부는 IS가 이라크에 있는 옛 아시리아 수도 '님루드'를 '중장비 차량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님루드는 기원전 13세기부터 기원전 6세기까지 아시리아 왕국의 수도로 번성했던 고대 도시인데요, 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성벽과 신전, 궁전 등 고대도시의 발굴 작업이 진행됐는데요.

80년대 말 고분에서 보석을 포함한 부장품들이 쏟아져나와 20세기 고고학 발굴 역사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인터뷰: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우리가 중동 하면 이슬람만 생각하는데 이슬람이 발원한 것은 7세기고요. 중동의 역사에서 아주 오랫동안 기원전 3천 년 전부터 오래된 제국들이 있었던 곳이거든요. 그중 하나가 아시리아 제국인데 아시리아 제국의 유물들이 상당히 많은 곳입니다. 그러한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던 박물관들을 안에서 망치로 깨거나 부수는 그런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IS는 지난해 6월 모술과 님루드가 있는 니네베 주를 손아귀에 넣었는데요.

이라크 전체에 공식 등록된 고적지 만 2천 개 가운데 15%인 천8백 개가 이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인터뷰: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지금 이라크 지역에 있는 고고학 발굴지만 해도 만 2천 곳이 된다고 하는데요. 숫자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마는 보통은 어제 외신이나 보도에서 약 천2백 개 지역이 IS 지역에 있다, 많게는 4천5백 개까지도 보고 있거든요. 상당히 많은 것이죠."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IS의 문화유산 파괴를 10여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바미얀 대불을 파괴한 사건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2001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쪽 바미얀에 있는 마애석불 2개를 로켓과 탱크를 동원해 부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뉴욕주립대 압둘아미르 함다니 고고학 교수는 'IS의 계획은 이라크 유적을 하나하나 파괴해 나가는 것'이라며 다음 차례는 '하트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트라는 이라크 니네베주에 위치한 2천 년 역사의 고대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헬레니즘과 로마의 건축 양식이 동방의 화려한 장식과 융합돼 파르티아 문명의 위대함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탑으로 보강한 높고 두꺼운 벽 덕분에 두 차례 로마 제국의 습격을 받고도 견뎌낼 수 있었던 하트라마저 IS 손에 무너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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