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리퍼트, '오바마 막내동생'으로 불릴 만큼 실세

지한파 리퍼트, '오바마 막내동생'으로 불릴 만큼 실세

2015.03.05.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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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마크 리퍼트입니다. 반갑습니다. 주한미국대사로 한국에서 일하게 되어서 아주 기쁩니다. 여기 제 아내 로빈입니다. 아내도 한국에 오게 돼서 무척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임신 중인데 곧 가족이 한 명 더 생길 겁니다. 한국 생활이 정말 기대됩니다."

[앵커]
지난해 41살, 최연소 미국대사로 한국에 부임한 마크 리퍼트 대사.

더듬거렸지만 분명한 한국어 인사로 첫인상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띠동갑내기 친구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퍼트 대사는 지난 2005년 당시 오바마 상원의원의 외교·안보 분야 참모로 처음 인연을 맺습니다.

이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과 국방부 아태 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는데요.

한때 꿈이 농구선수였던 오바마 대통령과 일대일 농구를 즐겼던 인물입니다.

그렇다 보니 '리퍼트 대사는 약속 없이도 언제든 오바마 대통령과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데요.

'오바마의 막내동생'으로 불릴 정도로 실세이지만 겸손한 모습으로 친근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만큼, 한미 관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습니다.

[인터뷰:마크 리퍼, 주한미국대사]
"한미 관계는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동반자 관계입니다. 이 관계는 공동의 희생, 가치관, 역사 그리고 문화에 대한 깊은 존중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어로 된 개인 블로그까지 만들고 다양한 모습을 공개하고 있어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치맥'을 먹으며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가 하면, 김장문화제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직접 김치를 담그기도 합니다.

또,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잘 풀릴 거야'라는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데 이어, 지난 1월 서울에서 태어난 아들의 사주를 보고 이름에 세준이라는 한국 이름을 넣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안녕하세요. 여러분. 마크 리퍼트입니다. 제 아내 로빈입니다. 제 강아지 그릭스비입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는 리퍼트 가족입니다. 한국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곳에 부임하게 되어 참 설레고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고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과 대화도 많이 하고 재미있게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옛 친구들도 만나고 새 친구들도 사귈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좋은 인연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 블로그 자주 방문해주시고요, 길을 오가다 저희를 보시면 주저 마시고 아는 척해주세요."

이렇다 보니 한국계였던 전임 성 김 대사의 '혈연적 친근감'도 뛰어넘을 기세입니다.

외교가에선 리퍼트 대사가 성김 전 대사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인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소프트 외교'를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인터뷰:성 김, 2011년 당시 주한미국대사]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공항에까지 나와서 저희 가족을 환영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따뜻한 환영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태어난 한국에 지난 40년간 지낸 미국을 대표해서 온다는 게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또 지난 2008년 여성 최초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70년대 충청도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스티븐스 대사는 처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미 대사였는데요.

한국 이름과 유창한 한국어를 앞세운 대중 외교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죠.

[인터뷰:캐서린 스티븐스, 2008년 당시 주한미국대사]
"안녕하십니까, 심은경입니다. 33년 만에 주한 미국 대사로 다시 오니까 가슴이 정말 벅찹니다. 한국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고 가까운 친구로 아시아의 핵심적인 국가입니다."

리퍼트 대사는 미 행정부의 대표적인 '아시아 정책통'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을 설계하고 입안하도록 한 주인공입니다.

또 국방부 근무 시절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위협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인권 문제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지속하겠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늘 피습을 당하고도 "나는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며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피를 많이 흘리면서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묻고 치료를 선택하는 등 의사보다 침착한 모습으로 치료받아 의료진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목격자]
"저는 놀라서 왜 대사님이 강연하셔야 하는데 나가시나 하고 제가 일어날 거 아니에요. 일어나서 쳐다보니까 다치셨잖아요. 어머 피나네. 이마를 다쳤는데 저렇게 피가 날 정도면 칼로 많이 크게 다치셨구나 하고 걱정이 되는데 걸어는 가셨어요. 대사님께서 점잖으셔서요. 비명을 지르거나 그러진 않아 주위 사람들은 난리가 났죠."

인터넷에는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 글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리퍼트 대사는 물론 한미 관계를 걱정하며 안타까워하는 댓글과 한국인을 대표해서 미안하다는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두 시간 넘게 얼굴에 80바늘을 꿰매는 대수술을 받고 난 리퍼트 대사는 오후 4시 반쯤 자신의 트위터에 '잘 있다. 좋은 상태'라며 직접 안부를 남겼습니다.

또 자신과 아내는 여러분의 지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한미 동맹의 진전을 위해 빠른 시일 안에 돌아오겠다고 했는데요.

마지막에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남겨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인군자다', '이 와중에 감사 인사를 전하다니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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