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씩 잠들어요"...'졸음병' 괴질 공포

"며칠씩 잠들어요"...'졸음병' 괴질 공포

2015.01.07.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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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자흐스탄의 한 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번 걸리면 며칠 동안 잠만 자거나 환각 증세까지 보이는 특이한 졸음병인데 발병한지 2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원인을 못 찾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호 기자!

카자흐스탄에서 최근에 졸음병 환자가 급속히 늘었다고요?

[기자]

지난 2주 동안 40명이나 추가로 졸음병에 걸렸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카라치 마을 주민들인데요.

재작년 4월 처음 졸음병이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마을 주민 680명 가운데 백 명 이상이 졸음병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졸음병에 한 번 걸리면 며칠 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정신없이 잠만 잡니다.

또 신체가 마비되거나 방향 감각과 기억 상실, 심하면 환각 증세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졸음병에 걸린 어린이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졸음병 환자 어린이]
"학교 마치고 집에 가려다 비틀거리면서 잠이 들었어요. 친구가 절 일으켜서 집에 데려다 줬어요."
(그리고 나서는?)
"기억이 안 나요."

[앵커]

잠만 자는게 아니라 환각 증세까지 온다면 심각한 질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은 못 찾았습니까?

[기자]

첫 발병 이후 2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보건당국 뿐만 아니라 내무부, 국가안보위원회까지 가세해서 종합대책반을 만들었고, 러시아 전문가들도 조사에 참여했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 수면병이라는 비슷한 질병이 있습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수면병은 체체파리라는 매개체가 있는 병이어서 졸음병과는 분명히 다른 질병입니다.

[인터뷰:카이르 아브두라흐마노프, 어린이병원 원장]
"아이들 CT를 찍었더니 뇌에 부종이 널리 퍼져 있었어요. 하지만 신경에 저하 현상은 없었습니다. 뇌수막염 징후도 없어요. 아이들은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대답합니다."

[앵커]

졸음병이 발병한 카라치 마을은 어떤 곳인가요?

그 마을에 특별한 발병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기자]

이곳은 우라늄 광산에서 6백 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옛소련 시정 핵무기 제조를 위한 우라늄 원료를 공급했던 지역인데 소련 해체기인 1990년대 초반 문을 닫았습니다.

방사능이 의심스러워서 당국이 마을의 수질과 토양, 대기 등을 조사했는데 중금속이나 방사능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인을 못 찾은 당국은 우선 마을 주민 전체를 서둘러 집단이주 시키기로 했습니다.

상반기에 먼저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이주시키는데 이주 비용이 우리 돈 120억 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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