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추락에 사재기 극성...여파는?

루블화 추락에 사재기 극성...여파는?

2014.12.18.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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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경제가 심상치 않습니다.

화폐 가치가 추락하면서 사재기까지 일어나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루블화 가치 보호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국제부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홍선기 기자!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폭락이 계속되면서 금융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응급 처방으로 외환보유고를 열기로 했다고요?

[기자]

루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자 러시아 재무부가 갖고 있던 외화를 풀기로 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시장에 풀어서 러시아 돈의 가치를 올리겠다는 겁니다.

러시아 재무차관은 국고 계좌에 있는 70억 달러, 우리 돈 7조 원가량을 내다 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소식에 루블화 환율은 다소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대비 80루블을 돌파했던 것이 60루블 중반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번 처방으로 급한 불은 꺼졌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환율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봐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은데요.

이 정도 방어책으로 루블화 환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낙관론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중앙은행이 환율방어에 실패해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외환위기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유동성 규모는 약 4400억 달러인데 지금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4189억 달러입니다.

그나마 이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움직일 수 있는 돈은 절반 가량인데요.

결국 위기를 진화할 돈이 모자라기 때문에 모라토리엄, 즉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 혼란은 여전하겠군요?

사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요?

[기자]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주민들이 너도나도 물품과 달러 사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공산품이나 달러 사재기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애플이 이미 아이폰 6 가격을 25%나 올렸지만 계속되는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더이상 제품 가격을 책정할 수 없다며 온라인 매장을 폐쇄했는데요.

그러자 손님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몰려들어 사재기에 나섰습니다.

오늘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매장에도 미리 물건을 사두려는 구매자들로 붐비는 등 자동차와 가전제품 같은 고가 공산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루블화 예금을 찾아서 달러나 유로화로 환전해 두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부 환전소에서는 외화가 바닥나 환전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시민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알렉세이 말라코브, 모스크바 시민]
"휴대폰 넥서스 5를 샀고요, 다른 전자기기 들도 많이 구입했습니다. 세탁기도 3만 루블에 샀는데 가격이 벌써 3만 8천 루블로 뛰었습니다."

[인터뷰:올레그, 모스크바 시민]
"저는 달러를 루블화로 바꿨습니다. 전자기기나 가전제품, 옷 등을 사두기에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같은 러시아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 그리고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루블화 가치 하락 자체보다도 그 원인이 되고 있는 유가 하락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유가 사태는 러시아뿐 아니라 주요 산유국들의 경제를 한꺼번에 흔들고 있는데요.

중남미 베네수엘라 같은 원유수출국은 벌써부터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 우려까지 낳고 있습니다.

또, 터키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화폐 가치도 러시아 루블화와 마찬가지로 급락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 관련 수출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신흥국 경제 위기가 현실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경제 역시 밀접하게 연관돼 돌아가는만큼 지금의 불경기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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