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대' 가족에 총 맞은 10대 구사일생

'결혼 반대' 가족에 총 맞은 10대 구사일생

2014.06.08. 오전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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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키스탄에서 결혼에 반대하는 아버지와 친척들이 쏜 총에 맞고 물 속에 버려진 10대 여성이 극적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이슬람권에서 '가족의 명예'를 구실로 저질러지는, 이른바 '명예살인'의 피해자입니다.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살 사바 막수드 양이 얼굴과 손을 크게 다친 채 병실에 누워 있습니다.

막수드 양은 아버지와 친척들로부터 구타당한 뒤 총격을 받고 수로에 던져졌습니다.

가족의 반대에도 이웃 남자와 몰래 결혼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나자마 레흐마트, 막수드 양 숙모]
"삼촌을 포함해 친척들이 막수드에게 총을 쏜 뒤 자루에 담아 (끈으로 묶고) 수로에 버렸어요."

뺨과 손에 총상을 입었지만 숨이 끊어지지는 않아, 자루에서 간신히 탈출해 수로를 기어 나왔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용의자들을 찾고 있지만, 사바의 친척들은 이미 도망쳐 버렸습니다.

[인터뷰:사바 막수드, 구타·총격 피해자]
"가족들은 저를 너무나 잔인하게 대했어요. 아버지와 형제 자매, 삼촌은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다시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달에는 대낮에 가족 20여 명이 임신부에게 방망이와 돌을 마구 던졌습니다.

역시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기 때문인데, 이 20대 여성은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이슬람권에서는 이처럼, 가족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구실로 여성을 살해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끔찍한 악습이 '명예살인'으로 불립니다.

총리가 반대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나라 안팎에서 분노가 들끓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명예살인'으로 숨진 여성이 지난해에만 870명에 육박합니다.

YTN 김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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