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경색...일, '한국 사법당국 탓'

한일관계 경색...일, '한국 사법당국 탓'

2013.09.03. 오전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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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지 지난달 30일로 2년이 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일부 언론은 한국의 사법당국이 한일간 마찰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도쿄의 박철원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박철원 특파원!

일본의 일부 언론이 한일관계가 나빠진 이유를 우리 사법당국으로 돌리면서 불만을 드러냈군요?

[기자]

2년 전 우리 헌법재판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부작위' 즉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일본에 의해 행해진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된 한국민의 배상청구권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정부에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그 후 위안부의 배상문제에 관한 정부간 협의 개최를 일본에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위안부 문제는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으로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정상 간에 감정적 대립까지 벌어졌습니다.

또 강제징용과 관련해 지난해 5월 대법원이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데 대해 일본은 한일 양국 정부의 일치된 견해를 뒤집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일본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 소송에서 한일 양국의 합의가 없는 가운데 체결된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사법 판단이 잇따라 나오자 일본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때문에 일본의 일부 언론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깊은 불신의 중심에는 한국의 사법 당국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사법 당국의 판결에 불만이 큰 것 같은데...이 문제 말고도 불만은 또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일본이 불쾌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또 있습니다.

한국의 고등법원이 지난 1월 야스쿠니신사 방화를 정치범죄로 간주해 한국에서 잡은 중국인 용의자를 일본 측에 인도하는 것을 거부한 것을 들고 있습니다.

대전지법이 지난 2월 대마도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뒤 한국 불교계에서 원래는 한국의 것이라며 주장하는 불상의 일본 반환을 당분간 중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것도 꼽고 있습니다.

일본 내 한국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법문화 차이'가 배경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일본 정부 내에서도 '한국도 법치국가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보도했습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반드시 쓰는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 더 이상 쓰지 말자는 주장이 관저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을 반복하는 한국의 사법을 보면 법의 지배라고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 다르다며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악화한 한일관계를 한국의 사법판단이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자성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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