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유출, '비상'

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유출, '비상'

2013.08.07. 오전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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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지하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과 관련해 잇따라 현장을 방문한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도쿄전력의 대책이 즉흥적이고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지하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수벽을 오염수가 이미 타고 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비상사태'에 직면하자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직접 나설 방침입니다.

도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박철원 특파원!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방사능 오염수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만, 이번에는 지하 오염수가 바다로 스며드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거죠?

[기자]

일본 원자력감시기구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을 바다로 스며드는 지하 방사능 오염수를 도쿄전력이 막지 못하고 있는 '비상 사태'라고 규정했습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긴조 신지 원전 사고대책실장은 "오염된 지하수가 지하 차단막을 뚫고 표면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방사능 허용치를 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계획한 대응조치는 일시적인 해결책밖에 되지 않는다며 "도쿄전력에만 사태수습을 맡겨둘 수 없고, 바로 지금이 비상"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어제도 원전 사고 현장을 방문한 지역 주민과 원자력 전문가들로 구성된 후쿠시마현 협의회는 지하 오염수가 이미 차수벽을 넘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최근 원전 부지 내 항만에서 채취한 바닷물의 방사능 오염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이달 말로 예정돼있는 차수벽 앞에 고인 지하수를 퍼올리는 작업을 급히 당겨 이번 주부터 시작할 방침입니다.

[앵커]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설 움직임이라고 하죠?

[기자]

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3주 정도 후 일본 정부는 긴급조치로 도쿄전력이 수만 톤의 오염수를 인근 태평양 해역에 몰래 방출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방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 어민과 이웃 국가의 거센 비판을 받고 도쿄전력은 물론 일본 정부도 공식 사과했습니다.

오염수의 바다 방출은 해양 생태계 오염으로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웃 국가들에게는 지대한 관심사항이기 때문입니다.

도쿄전력은 이후 해안선을 따라 화학약품 처리로 원전 아래 땅을 굳게 해 이른바 '차수벽'을 만들어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막으려 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2일 원전 내부의 지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있음을 일본 원자력 규제 당국은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민간 원자력 전문가는 "벽을 세우면 물이 벽 위로 넘치거나 옆으로 샐 수밖에 없어 결국 바다로 흘러나갈 것"이라며 "이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오늘 열리는 원자력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긴급 지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정부는 도쿄전력에 맡겨두었던 오염수 대책 전체를 국가가 맡기로 하고, 비용 부담도 전액 국비로 지원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 방지, 현재 일본 정부가 안고 있는 첫 번째 지상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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