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감금' 한인 대학생에 46억 원 배상

'억울한 감금' 한인 대학생에 46억 원 배상

2013.08.01. 오전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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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마약단속국에 억울하게 붙잡혀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한 채 유치장에 닷새간 방치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한국계 대학생이 미국 정부로부터 46억 원의 배상금을 받게됐습니다.

사건이 난 지 석 달이나 지났지만 관계 당국은 아직도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정재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캘리포니아 주립대 공대생인 대니얼 정 씨는 지난 4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집안에 들이닥친 마약 단속국 소속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마약 단속국은 정 씨 친구의 집에서 엑스터시 만 8천 정 등을 압수했고 정 씨와 다른 친구들도 함께 연행했습니다.

당국은 정 씨를 조사한 뒤 혐의가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유치장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방치된 정 씨는 창문 없는 좁은 공간에서 죽음의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해 소변을 받아 해결했습니다.

[인터뷰:대니얼 정, 구금 피해자]
"계속 환각에 시달렸어요.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돼 어려웠어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정 씨는 배설물을 뒤집어 쓴 채 닷새만에 발견됐습니다.

체중이 7킬로그램이나 빠진 정 씨는 신부전증과 호흡 곤란 증세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터뷰:대니얼 정, 구금 피해자]
"정말 끔찍한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직무태만에 대해서는 해명이 있어야 합니다."

정 씨 측은 미 정부를 상대로 배상금을 청구했고 미 법무부는 합의금조로 410만 달러, 약 46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 마약단속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했지만 아직 사건의 진상을 밝히거나 책임자 처벌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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