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은 신의 자손...전쟁 피해 부각"

"일왕은 신의 자손...전쟁 피해 부각"

2010.03.31.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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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내년부터 일본의 모든 초등학생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학교에서 배우게 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배우게 될 새 교과서에는 이뿐만 아니라 한국 등에 대해 피해를 준 내용은 대폭 축소하고 일본이 입은 전쟁 피해를 집중 부각시켜 또다른 역사왜곡이라는 지적입니다.

도쿄 김상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교과서 제작시의 정부 지침서 격인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입니다.

이 지침서에 따라 내년부터 일본의 모든 초등학생은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교육을, 경계선까지 그은 교과서를 통해 위치를 꼼꼼이 확인하며 받게 됩니다.

이 해설서는 이 뿐만 아니라 신화 등을 통해 국가의 형성에 관심을 갖게 하고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배우는 6학년 사회 교과서 5종 모두 일왕과 관련된 신화상의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일부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신화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신의 자손이 일왕이 되어 국가를 통일해 간다는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패전 후 일본이 '천황은 국민의 상징'이라는 노선을 따르면서 금기시해온 '신의 자손설'을 부활시킨 것입니다.

[녹취:니시노 류미코, 전쟁과 여성의 폭력 일본 네트워크 대표]
"문부 과학성에 의한 검정 제도의 개악입니다."

일왕의 세상 통치가 영원히 이어지길 기원하는 '기미가요'도 음악 교과서 5종 모두에 실렸습니다.

전쟁에 관해서는 전체적으로 자국이 입은 '피해'를 강조하는 내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도쿄대공습이나 원자폭탄 투하를 다루면서 미군의 가해를 강조한 교과서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1944년 8월 미군의 어뢰 공격으로 격침돼 아동 등 1,000여 명이 희생됐다는 '쓰시마 마루 사건'을 새로 소개한 교과서도 등장했습니다.

한국 등에 대해 피해를 준 내용은 교과서가 바뀔 때마다 계속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번 교과서 검정은 2차 대전에서 패배한데 따른 이른바 '자학사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도가 일본의 역사 교육을 점점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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