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절규..."부실건물로 딸 잃었다"

부모의 절규..."부실건물로 딸 잃었다"

2008.05.18.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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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쓰촨성 대지진으로 수많은 학교가 무너지면서 소중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분노와 슬픔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학교 건물의 부실에 대한 지적이 이미 수차례 있었지만 당국이 이를 무시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루 아침에 폐허로 변해 잔해만이 나뒹구는 무유 마을.

돌무더기 사이에 덩그렇게 서있는 농구대와 주인 잃은 사전이 한때 이곳이 중학교였음을 알려줍니다.

이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어린 학생 218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주민 탕종핑 씨는 부실한 학교 건물 때문에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며 울분을 토합니다.

[인터뷰:탕 종 핑, 딸 잃은 아버지]
"학교가 부실건물이었는데 우리가 지방정부에 말해도 돈이 없다며다시 지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비극이 일어난 거에요."
(This school building was recognised as a condemned building, we reported it to the local government but were told there was no money for rebuilding the school. It caused the tragedy.)

탕 씨 가족은 지진으로 집을 잃고 밖에서 노숙하는 처지지만, 집은 생명에 비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바이 푸이 후이, 딸 잃은 어머니]
"집은 상관 없어요. 딸이 죽어서 슬퍼요. 생명을 잃어서 너무 슬퍼요."
(I don't care about the house but my daughter, I am so sad. The house is not a problem. I am so sad that a life is lost, to be honest.)

휴대폰에 남아 있는 딸의 사진만이 부부의 슬픔을 달래줍니다.

딸의 무덤을 찾은 탕 씨는 학교 건물 부실의 책임자를 꼭 찾아내겠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냅니다.

산에서는 희생자들을 묻는 작업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한켠에서 자식을 가슴에 묻은 또 다른 부모가 유품을 불에 태우고 있습니다.

일단 큰 지진은 지나갔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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