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부간 훈풍...기업간 사투

한일정부간 훈풍...기업간 사투

2008.02.26. 오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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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새 정부의 출범으로 한일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분위기가 정부간 차원에서는 무르익고 있지만 두 나라 기업간의 분위기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사실상 삼성전자 타도를 외치며 합동 작전에 나섰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쿄의 한 대형 전자제품 가게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두께가 얇아 벽에 거는 것이 가능한 대형 LCD TV 등은 잘 팔리는 편입니다.

삼성 등 한국산은 일본에서는 소비자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소니가 만든 LCD TV입니다.

소니의 경우 LCD 패널의 반 이상이 삼성전자와 제휴해 만든 것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LCD 등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수량 기준 13.6%, 매출 기준 17.8%의 점유율로 1위입니다.

최근 판매 추세는 대형 위주.

그래서 삼성은 지난 2천4년 소니와 공동으로 설립한 충남의 S-LCD사 공장에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만드는 이른바 10세대 LCD패널 라인 구축을 역시 소니와 함께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구매선을 다변화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삼성과의 추가 제휴를 거부하고 샤프를 택했습니다.

[인터뷰:추바치 료지, 소니 사장]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제일의 액정 TV 회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소니와 샤프는 각각 34 대 66의 지분으로 새 회사를 만들어 10세대 LCD패널을 내년부터 공동 생산하고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샤프는 현재 오사카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새 공장을 건설중이며 소니는 1,000억 엔, 우리돈 8,7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은 소니와 결별이 아니라며 과잉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인터뷰:난바 겐이치, 일본삼성 홍보부장]
"(소니와 삼성은) 액정 사업을 확대하고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신뢰의 파트너십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이 연합해 삼성전자 등 세계 가전 시장을 주름잡는 한국업체를 타도하겠다는 이른바‘히노마루 구상'이 구체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마쓰시타도 히타치, 캐논과 손잡고 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LCD패널 공급이 일본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일 정부간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기업간에 사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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