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일가족 살해한 가장, 혐의 인정

옥천 일가족 살해한 가장, 혐의 인정

2018.08.29. 오전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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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대경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손정혜 / 변호사

[앵커]
지난 25일 충북 옥천에서 발생한 네 모녀 사망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일가족을 살해한 40대 가장. 불어나는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시인을 했는데요. 이 옥천 일가족을 살해한 가장이 혐의를 인정하면서 오늘 검찰에 송치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거액의 빚을 지게 됐는지, 정말 왜 이런 처참한 일까지 일어났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인터뷰]
일단은 어떤 이유라고 하더라도 빚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빚이 얼마냐라는 문제에서는 경찰에서는 7억 원 정도 규모이다. 그리고 7억 원의 대출은 2금융권 그리고 사채까지 썼기 때문에 한 달에 예상되는 대출이자만 해도 400~500이기 때문에 체육관을 운영하는 수입으로 이자를 갚기는 굉장히 버거웠을 것이다. 그리고 알려지는 바에 의하면 이렇게 대출에 시달리다가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대학생들 명의, 3명의 명의를 빌려서 대출을 받은 부분들이 알려지면서 운동하는 학생과 그 부모한테 강력하게 항의를 받았다고 하고요.

그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여러 가지 부끄럽고 수치감이 생기지 않았을까라고 추정이 되는데 그러면서 본인이 경찰에서는 이런 사실들이 모두 알려지면 가족들이 손가락질 받을까 봐 두려웠다. 그리고 빚을 많이 졌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얘기하는데 빚의 사용처와 관련해서는 처음에 집, 아파트를 사거나 체육관 운영하는 자금으로도 냈다라고 하는데 그게 많이 불어났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 부분이 궁금한데 남겨진 가족들이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 이 심리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우리 한국 사회는 굉장히 가부장적인 그런 분위기가 강한 사회이고 그래서 자기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지고 판단하고 하는 이런 생각이 강하고요. 그러다 보면 가장들은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면서 내가 도와주고 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아니면 살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내가 만약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면 남아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겹게 살아갈까 하는 것과 함께 또 그런 일 때문에 남겨진 가족들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굉장히 비난을 받고 평생 동안 상당히 굴욕적인 그런 상태에서 살아가는 그런 것을 차마 내가 용인할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이 든 거죠. 그런데 참 유감스럽게도 이게 굉장히 가장이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자기의 결정에 의해서 가족 구성원들의 운명이 따라와야 되는 것처럼 생각을 하는 것은 결국은 가족 구성원들을 자기가 판단해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소유물로 본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 그 사람들의 운명은 나름대로 살아가는 그런 방법들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결정을 자기가 먼저 해버리는 지나친 책임의식, 이걸 갖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나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주변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분에 있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이 사람이 성실한 검도인이었다. 그래서 도장과 집만 오간 아주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니 놀랍다, 이런 반응들을 보였거든요.

[인터뷰]
그래서 사실 이게 빚을 얻어 쓰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런 걸 체감하지 못하는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빌려 쓴 이런 것들이 아니라 제2금융권, 제3금융권 심지어는 사채를 쓰게 되면 이자율이 굉장히 높고 자기가 정상적으로 검도 체육관을 운영해서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정도로 불어나면 도저히 이걸 운영할 수가 없는 그런 아주 절박한 상황까지 내몰리게 되는 그런 경우가 되는 겁니다.

[앵커]
지금 결국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사건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 제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인터뷰]
사실 지금 현행 법제도에도 파산이라는 제도도 있고 회생도 있고요. 또 은행권에서 채무조정이라든가 워크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사기를 했다거나 도박으로 과다한 빚을 진 게 아니라 성실하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막대한 빚을 졌을 때는 파산, 회생, 면책이 가능했던 사안으로도 추정이 되는데 외부에 소통하고 책임감을 나눠질 여러 가지 고민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 지자체에서 심리상담 제도를 운영을 해서 지역 주민들의 다친 마음이나 이런 걸 위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터지기 전에 빚 때문에 시달리는 사람이 누군가가 있는 것인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것들도 돌아보는 밀착형 생활 심리상담이 이루어질 필요성도 있고요. 채무조정제도는 쉽게 무료 구조라고 하죠. 소송이나 이런 것들, 변호사 비용을 지원해 주는 제도까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빚에 허덕인다고 해서 인생을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주변에 전문가들을 찾으시면 반드시 해법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교수 그리고 손정혜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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