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여성연극협회 “비대위 결성, 제2의 이윤택 드러낼 것“

[신율의출발새아침] 여성연극협회 “비대위 결성, 제2의 이윤택 드러낼 것“

2018.02.21. 오전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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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여성연극협회 “비대위 결성, 제2의 이윤택 드러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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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 출연자 : 류근혜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

-이윤택 사태, 이 정도일 줄이야...예측 못했다
-이윤택 기자회견, 남 얘기하는 듯 한 태도, 피해자들 더 큰 분노
-연극계 관행이다? 말도 안 돼. 이윤택으로 인해 벌어진 일
-이윤택, 무대 서길 원하는 배우들 염원을 오용했다
-정말 열심히 살아오신 연극인들에게 누가 되고 깊은 상처-비대위 결성, 드러나지 않은 사건 투명하게 밝힐 것
-일부, 연출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연극 구조 역이용
-연희단거리패, 해체로 끝날 문제 아니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연극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추행,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지금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윤택 씨는 기자회견을 열어서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성폭행은 일체 부인해서 사실 더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문화계 전반에 미투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해서, 한국여성연극협회 류근혜 회장, 전화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류근혜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이하 류근혜): 안녕하세요.

◇ 신율: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이윤택 씨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얼핏이라도 과거에 회장님께서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 류근혜: 글쎄요. 거기서 안마를 한다거나 이런 이야기가 그런 수위까지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저희가 연습하다 보면 어느 때는 진짜 장시간을 연습하고 이러니까 그런 걸로 생각했지, 피곤했을 때 서로 그런. 저희가 훈련할 때도 그런 게 필요하고 그런 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이런 일까지라고는 전혀 예측을 못 했습니다.

◇ 신율: 어제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윤택 씨의 기자회견?

◆ 류근혜: 글쎄요. 오히려 피해 당사자 연극인들에게 더 큰 분노를 일으킨 일이 아닌가. 과연 진정한, 제3자의 이야기하듯이 하는 그런 태도나, 더군다나 용어의 사용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이게 진정성을 갖고서 사과를 시작한 건지 이런 의문이 들고, 오히려 그의 그 사과가 끝나고 나서 더 분노를 일으키는 현장이었죠.

◇ 신율: 용어의 사용이라고 그러셨는데, 어떤 말씀이세요, 이건?

◆ 류근혜: 예를 들면 성관계 이야기라든지, 성관계라는 표현하고. 어떤 극단 내에서의 관행이다, 관습이다 이런 건. 그게 어디 다른 데서 쭉 이어져온 것도 아니고 그 내부에서, 그 극단 단체에서만 이루어진 일인데 그게 연극계 전반으로 있는 그런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그렇고요. 또 과연 일일이 당사자들한테 얼만큼 진정성을 갖고 사과할 것인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거죠.

◇ 신율: 이게 그러니까 지금 사실 ‘이윤택 씨의 왕국이었다. 집단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 심지어 어제 뉴스를 보니까 어떤 여성 연극인은 ‘일종의 교주 같았다, 사이비 종교의’ 이런 얘기까지 하거든요. 회장님께서 보실 때 이윤택 씨는 연극계의 어떤 존재라고 평가하십니까?

◆ 류근혜: 연출가로서의 능력이나 이런 것은, 작품을 만들어서 완성도나 이런 것은 뛰어나다고 보고요. 그런 부분에서 많은 연극인들이 같이 참여하고 싶어 했을 거고. 그런 걸 자기의 어떤 연출가로서의 능력 이하의 것으로 자기의 권력을 더 행사한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전국적으로 다니면서 공연도 많이 하고 국내외로 공연들이 많이 올라가니까. 또 한편 배우들은 무대에 서는 걸 굉장히 염원하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을 오용한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신율: 여성 연극인으로서 류근혜 회장님께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서 연극계 전반이 물론 깨끗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를 연극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 류근혜: 지금 연극계 전반은 정말 열심히 살아오신 대부분의 연극인들이 당신이 갖고 있는 고결한 이상을 품고 연극이라는 길에 들어왔는데 그렇게 정진해온 분들한테 큰 누가 되고 깊은 상처가 된 일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그냥 연극계에서 일부에서 끝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희 협회뿐만 아니라 연극인 전체가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굉장한 심각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오늘도 모임이 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서 저희 협회에서는 이것에 대해서 깊이, 아직까지 피해자이면서도 폭로를 못한 사람도 있을 거고. 그래서 숨김없이 아주 투명하게 더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문제가 정말 예술가로서 살고 싶어 하는 그런 연극인들한테 조금이라도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게 일부, 지금 한창 이윤택 사건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숨겨져 있는 것,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그런 일들에 대해서도 많이들 관심을 갖고 그걸 투명하게 밝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비대위 결성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비대위에선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 류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우선 피해 연극인들이 제2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요. 우선 그들을 보호하는 게, 그리고 그들을 치유해서 연극계에 남아서 활동할 수 있게끔,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가장 큰 우선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있을 때, 이런 사건이 있을 때는 여성 연극인이든 남자 연극인이든 모든 연극인들이 다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 그런 걸 신고할 수 있는 어떤 공공적인 기관이나 공식적인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추진하는 데 하나의 밑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 신율: 이번에 이윤택 씨 사태에서 피해를 받은 여성 연극인이 대충 몇 명인지는 파악하고 계십니까?

◆ 류근혜: 현재 본인들이 얘기했을 때 지금 네 명이 나오고 이러는데, 과연 거기서 그칠 것이냐, 이런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과장되거나 아닌 것까지 갖고 가서는 안 되겠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더 시간을 갖고 좀 파악해야 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신율: 그것도 역시 비대위의 할 일 중 하나겠죠. 또한 일부에서는 뭐냐면 연극계 특유의 구조도 이번 기회에 바뀌어야 한다, 이런 얘기도 하던데 동의하십니까?

◆ 류근혜: 우선 그건 연희단거리패의 하나의 가장 극단 운영의,

◇ 신율: 특수성이다?

◆ 류근혜: 네, 그런 걸 갖고 있고요. 점점 바뀌고 있는 게 젊은 연극인들, 이제 막 시작하는 연극인들이 모여서 하는 그런 단체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하면서도, 또한 연극계의, 극단에서 갖고 있는 구성의, 조직의 문제 이런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대부분의 극단을 창단할 때 연출자라든지 제작자 이런 사람이 주축이 되니까, 거기에 자꾸 배역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어떤 작업을 할 때 선택이 되기 위해서 그런 걸 역이용하고 오용하고 있는 그런 일부의 연극인들 때문에 이런 문제는 앞으로는, 이건 전체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봅니다. 연희단거리패의 어떤 그런 구조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 신율: 연극계 전반은 사실 비교적 연희단거리패에 비해선 훨씬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류근혜: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단체들이 연습시간에 딱 모이고 연습이 끝나면 헤어지고 이러는데, 극단 형태로써 한 군데서 합숙을 한다거나 이런 게 없으니까. 나머지는 본인이 방어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이 있을 때 밖으로 드러날 수 있는데. 정말 폐쇄적이라는 건, 연극계가 규율이나 이런 건 철저하게 지키는 그런 쪽은 있지만 그렇게 폐쇄적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런데 단체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이 사태가 그러면, 일단 이윤택 씨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해결방안?

◆ 류근혜: 지금 이윤택 연출 같은 경우는 사법적인 처리나 이런 걸 다 달게 받겠다, 이랬는데. 그러고서는 바로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되지 않았습니까. 해체한다고 발표했는데, 해체에서 끝날 일은 아니고 연희단거리패에 같이 생활했던 단원들이 그 피해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더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기회에 숨겨지는 것 없이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류근혜: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국여성연극협회 류근혜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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