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 "사랑하는 내 아가야"...엄마의 마지막 육아일기

[이브닝] "사랑하는 내 아가야"...엄마의 마지막 육아일기

2017.12.18. 오후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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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아이를 위한 육아 일기,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 출산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 간절한 마음을 육아 일기에 담곤 하죠.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 가운데 한 엄마가 쓴 육아 일기가 공개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숨진 아이는 인큐베이터에 있었기에 아이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올 날만 기다리며 미안함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편지에 담았지만, 아이가 크면 보여주려던 그 육아 일기는 아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됐습니다.

갑작스러운 임신 중독증 때문에 8주 일찍 세상에 나오게 된 아기,

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것이 모두 자신의 탓인 듯 엄마는 늘 안쓰럽고 미안했습니다.

만지면 부서질 듯 작은 아이가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많이 울지 않기로 아빠와 약속도 했습니다.

이번 수술이 잘 되면 먹는 것도, 숨 쉬는 것도 한결 좋아질 거고 큰 수술이 아니라고 들었다며 우리 잘 이겨내 보자고 아이와 마음속 다짐을 합니다.

사랑하는 내 아기, 사랑하는 우리의 아가야, 아직은 너무 작기만 한 아이를 유리문 밖에서 절절히 불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처음 안아보던 날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아기도 엄마 품이 좋은지 칭얼대지도 않고 잘 안겨 있었습니다.

비록 30분간이었지만 엄마는 일평생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습니다.

희망이 보였습니다.

아이의 검사 결과도 좋았고 호흡기도 뗐습니다.

몸무게도 2kg이 됐습니다.

엄마는 그런 아이가 고맙고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아이가 퇴원하고 돌아올 날만 기다리며 옷, 수납장, 준비물도 사고 아이가 집에 오면 불편하지 않게 빠진 게 없나 하나하나 준비를 해갔습니다.

하지만 우리 곧 만나서 꼭 안고 있자던 아이는 끝내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대체 아이가 희생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채 피어나지 못한 그 작은 몸은 부검을 위해 샅샅이 헤집어졌고 부모님들은 시신이 담긴 작은 상자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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