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지진 이후 지층이 흐물흐물...'액상화 현상' 이대로 안전한가?"

[신율의출발새아침] "지진 이후 지층이 흐물흐물...'액상화 현상' 이대로 안전한가?"

2017.11.20. 오전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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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지진 이후 지층이 흐물흐물...'액상화 현상' 이대로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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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 출연자 :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액상화 현상, 지진 후 지층 전체가 흐물흐물해지는 현상
-액상화 우려 지역에 건물 들어서면? 무너질 가능성도
-포항 진앙지 2~3km 반경 내 지역서 액상화 현상 발견
-강진 발생하면 강, 해안 지역에 특히 액상화 현상 발생할 가능성 많아
-약해진 지층 강도, 회복에 시간 좀 걸려
-포항 5.4 규모 지진.. 여진 당분간 지속될 것
-3~4개월 지나면 여진 횟수, 규모 약해질 가능성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저희가 앞서 백병규 시사평론가님과 여러분께 항상 전해드리는 <뉴스브리핑>에서도 오늘 새벽까지, 6시 5분 정도까지 계속해서 규모 3.5~3.6의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런데 이런 가운데, 포항 곳곳에서 땅이 물처럼 변한다고 합니다. 이걸 '액상화' 현상이라고 말한다고 하는데요. 토양과 물은 평소 퇴적층에 섞여 있는데, 지진 같은 충격을 받게 되면 퇴적층이 흔들리면서 토양과 물이 분리가 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건물 붕괴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액상화 현상, 저도 분야가 달라가지고 생전 처음 듣는 거니까 전문가 연결해서 직접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포항에서 직접 액상화 현상을 처음 확인하신 분이죠. 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경재복 교수님, 전화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경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이하 경재복): 안녕하세요. 경재복입니다.

◇ 신율: 경 교수님, ‘액상화’ 현상이라는 게, 다시 설명 좀 해주시죠. 저도 처음 들어요. 이런 게 있는지 몰랐어요.

◆ 경재복: 조금 전에 우리 진행자님께서 말씀을 하셨는데요. 바로 그런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퇴적층이 강한 진동이 오면 그 퇴적층 안에 있는, 평소에 들어있던 지하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평소에는 모래층이 강한 지지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입자와 입자가 아주 강한 점성에 의해서 결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지지력을 갖고 있는데, 만약에 지진이 오면서 강한 진동이 오면 거기에 포함되어 있던 물이 전체적으로 모래와 모래입자를 흔들어대기 때문에 지층의 강도가 뚝 떨어져버리고, 지층 전체가 이렇게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이 생겨버려요.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지진동이 있는 동안 출렁이는 그런 현상이 생깁니다.

◇ 신율: 그러면 지금 말씀하시는 걸 간단히 정리해보면, 평소에는 물에 의해서 모래가 전부 응집을 해가지고 점성에 의해서 결합이 되어 있는데 여기서 물이 빠지니까 모래만 남아가지고 이게 약해진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경재복: 물이 빠지는 게 아니고 그 물이 이제 모래입자들의 점성을, 그러니까 입자들이 강하게 결합이 되어 있는데 그걸 탁 끊는 거죠. 끊어버리면서 전체적으로 흐물흐물해지는 현상이에요. 그래서 전 지층이 굉장히 강도를 잃어가지고 흐물흐물해지면서 지층 위에 만약에 건물이 들어서 있으면 이게 지지력을 잃게 되는 거죠.

◇ 신율: 쓰러질 수 있다, 이거죠. 쉽게 얘기한다면.

◆ 경재복: 예, 예. 그리고 이제 그 흐물흐물해지는 흙탕물이, 이번에 포항 지진처럼 곳곳에 이렇게 뿜어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분수처럼 이렇게 솟구쳐 올라오면 지층이 침하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포항 지진의 경우, 다행히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심하지는 않았어요. 한 반경, 현재는 저희가 확인하기는 반경 2~3km 안에 있는 지층들은 이런 액상화 현상을 겪었다, 이렇게 보는데, 다른 지역은 좀 더 넓은 범위를 우리가 확인을 해봐야겠다.

◇ 신율: ‘좀 더 넓은 범위’라는 게 그러니까,

◆ 경재복: 그러니까 진앙을 중심으로 해서 좀 더 광범위한,

◇ 신율: 산에도 일어날 수 있습니까, 이게 그러면? 산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요, 산 같은 데?

◆ 경재복: 산에서는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액상화 현상은 주로 강과 인접해있는 지역, 또 바다와 인접해있는 지역,

◇ 신율: 그러니까 지하수가 많은 경우에 그렇다, 이 말씀이신 것 같은데.

◆ 경재복: 그렇죠. 지하수면이 아주 얕은 지역에 해당되는 강 하구나 해안 가까이, 강과 해안이 만나는 지역, 이러한. 예를 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그런 지역이 많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낙동강 하구 지역이나 한강 하류 지역, 영산강 이런 큰 강의 하류 지역이나, 이런 모래가 많이 쌓여서 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런 곳에서 일어나기 쉬운 지역이다, 이런 얘기죠. 강한 지진동이 오면.

◇ 신율: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경재복 교수님께서 현장에서 직접 확인을 하셨는데, 포항에서 그러면 지금 액상화 현상이 일어나는 데는 주로 어디입니까? 제가 어제 뉴스 봤는데 농토, 농지 같던데요.

◆ 경재복: 지금 진앙지가 흥해읍에서 굉장히 가까운, 포항 북구 쪽이죠. 흥해읍에서 동쪽으로 몇 km, 1~2km 떨어진 그런 어떤 논 지역이 바로 진앙지가 되는데, 그 진앙지를 중심으로 해서 2~3km 반경 안에 있는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럼 2~3km면 이게 사실 짧은 것 같지만 굉장히 넓거든요, 반경 2~3km면. 그럼 거기에 건물도 있고 이렇겠네요.

◆ 경재복: 그럼요. 건물들이 있죠. 주택가가 있고, 있는데. 주택가에서는 저희가 확인할 수 없죠, 아스팔트로 덮여있고 이러니까.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건 다만 산이나 하천 주위, 논밭 이런 지역인데, 산지나 이런 지역은 기본적으로 액상화가 일어나기 어렵죠. 그런 지역은 지하수 수면도 굉장히 깊고 또 암반층으로 되어 있을 수 있고. 그러나 이런 저지대는 퇴적층이 더 잘 발달돼 있고 지하수 수면이 얕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 신율: 교수님, 그러면요. 액상화가 한 번 발생하면 지층의 강도가 약해진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게 시간이 지나가지고 다시 강도가 회복될 가능성은 없는 거예요?

◆ 경재복: 회복이 되겠죠, 이제. 땅이 흔들렸다가 오래 세월이 지나면 그 지층이 중력에 의해서 자꾸 또 다져지지 않습니까. 그렇죠? 다져지면 평소와 같은 어떤 지반의 지층을 형성하겠죠. 시간이 좀 걸리겠죠.

◇ 신율: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게, 저는 모르겠는데, 만약 건물 밑에 액상화가 진행됐다고 가정했을 때 건물이 굉장히 약해지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 경재복: 그건 좀 약해졌다고 봐야죠.

◇ 신율: 그런데 그러면 만일, 시간이 지나서 액상화가 멈추고 회복이 됐다. 지층의 강도가 회복이 됐다. 그러면 건물이 약해진 게 다시 강해지는 건가요? 그런 건 아니죠? 한 번 일단 흔들흔들해지면 이게 회복이 힘든 건가요?

◆ 경재복: 지반 자체는, 액상화는 굉장히 순간적으로 강한 지진동이 있는 동안만 생기죠. 그런데 강한 지진동이 있는 동안만 생기면서 분수처럼 흙탕물이 나오기도 하고 이러는데, 그럼 지반이 좀 침하가 될 거 아닙니까. 지반이 침하돼서 그다음부터 더 이상 지진이 일어나지 않으면,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지역이 다져져가지고 우리가 평소에 지층, 퇴적층처럼 다져질 겁니다. 금방 다져지진 않지만.

◇ 신율: 그럼 어느 정도 시간이?

◆ 경재복: 글쎄요. 그건 우리나라에 아직,

◇ 신율: 일본 같은 경우가 이런 액상화 현상이 일어날 것 아닙니까.

◆ 경재복: 큰 지진이 일어난 지역은 대부분 다, 저지대에는 이런 액상화 현상이 많이 발생해서 큰 피해를 입은 사례가 상당히 많죠.

◇ 신율: 일본 같은 사례를 본다면 이게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이런 건 우리가?

◆ 경재복: 지층 자체가 일단 액상화 현상을 겪은 후에는 그 지층이 또 다시 그런 강한 진동이 오지 않는 이상은 그 지층이 다시 회복되는 데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더더욱 또 다져질 수 있기 때문에.

◇ 신율: 그런데 어쨌든 지금 이제 여진이 계속되잖아요. 오늘 새벽에도 여진이 또 일어나고. 포항 시민들 진짜 얼마나 더 공포에 떨어야 하는지, 이게 참 걱정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경재복: 제가 지금 진앙지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칠포해안에 머물고 있는데요. 어젯밤 11시 넘어서, 또 오늘 아침 6시에도,

◇ 신율: 교수님, 지금 포항에 계시구나.

◆ 경재복: 예.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상당히 규모 3.7, 3.6 이정도 되는 진동을 느꼈는데, 아마 규모 5.4 정도 되면 여진은 당분간 좀 아마 진행되리라 생각이 됩니다, 2~3개월 내지 3~4개월은. 그런데 가면서 아마 여진의 횟수나 규모는 좀 아마 약해질 겁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경재복: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경재복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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