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속 난방기구' 위험...일산화탄소 중독

'텐트 속 난방기구' 위험...일산화탄소 중독

2017.11.18. 오전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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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년 사이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 같이 쌀쌀한 날씨에도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춥다고 난방기구를 밀폐된 텐트 안에 켜놓고 자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충남 서산에 있는 저수지 근처에서 야영하던 50대 남성 두 명이 숨졌습니다.

LP 가스통과 온수 매트가 연결돼 있고 텐트는 밀폐돼 있었는데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질식사한 것입니다.

이처럼 텐트 안에 난방기구를 켜 놓은 채 자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텐트 두 동을 설치한 뒤 각각 난로와 숯불을 켜놓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석유 난로를 켜고 실험용 쥐를 넣은 곳에서 실험 시작 40분 만에 산소 수치가 20.8%에서 18%로 줄었습니다.

쥐의 움직임도 줄어들었는데 사람도 이 수치가 계속되면 저산소 혈증으로 질식해 숨질 수 있습니다.

숯불이 있는 텐트는 더 심각합니다.

10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수치가 1,600ppm으로 치솟았고, 20분이 지나자 3,200ppm까지 올라갔습니다.

일산화탄소는 혈액 속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신체 조직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키는 물질.

사람이 3,200ppm에 노출되면 30분 안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최장희 / 소방청 중앙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실 연구원 : 텐트 안에서 난로 등 난방기구를 사용하게 되면 공기 중에 산소를 태우면서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여 일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난방기구는 자기 전 텐트 안 공기를 따뜻하게 한 뒤 텐트 밖에 두고 가스나 전원도 꼭 분리해야 합니다.

공기를 한 번 덥히고 두꺼운 침낭이나 핫팩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것저것 챙길 게 많은 캠핑이지만 안전이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준비물입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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