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특수활동비가 뭐길래?

'눈먼 돈' 특수활동비가 뭐길래?

2017.11.01. 오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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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란,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 수집이나 사건 수사, 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쓰이는 경비를 말합니다.

현금으로 지급되고 사후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아서, '눈먼 돈', '정치권 쌈짓돈'이란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어제 국정감사장에선 '그럼 과거 정부는 이 특수활동비로부터 자유롭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광덕 / 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역대 대통령들은 그러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이런 일이 박근혜 정부에서 최초로 일어난 일일까?]

[오신환 / 바른정당 의원 (어제) :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은 DJ 정부 때 없어졌다가 노무현 정부 때 부활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함께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특수활동비는 과거에도 종종 문제가 됐죠.

가장 최근의 일이 지난 5월 드러난 '검찰 돈 봉투 만찬 사건'입니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국정 농단 수사를 막 끝낸 검찰 수사팀 간부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돈 봉투를 건넸는데, 이 돈의 출처가 특수활동비였습니다.

당시에도 이 '눈먼 돈'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 5월) :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이 원래 용도에 부합하게 사용되는지도 조사돼야 합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과거에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썼다고 고백한 적이 있는데요.

2015년 경남도지사 시절,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였습니다.

국회 운영위원장을 하면서 국회 대책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특수활동비를 4~5천만 원씩 받았는데, 쓰고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털어놨고요.

신계륜 전 새정치연합 의원은 '입법 로비'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국회 상임위원장 시절 한 달에 천만 원가량 받았던 직책비를 자녀 유학비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그해에도 특수활동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이종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지난 2015년 8월) : 특수활동비도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고 국민의 세금입니다. 특수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세금이 줄줄 새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수활동비가 문제가 될 때마다 비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하지만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 사법부까지 모두 수혜자인 상황에서 관행은 잘 고쳐지지 않았는데요.

내년 예산안부터는 특수활동비가 700억 원 깎인다고 합니다.

이번엔 좀 달라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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