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2017.09.27.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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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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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노키즈존(어린이 출입금지)카페·음식점 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부 음식점이나 카페는 노키즈존 리스트를 만드는 건 행위가 영업 방해라는 입장이고, 아이를 가진 부모는 "고객이 갈 수 없는 장소를 공유하는 일이 왜 영업 방해인가?"라는 입장이라 이 둘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처음 시작은 온라인에 아이들을 동반할 수 없는 노키즈 존(No Kids Zone) 카페나 음식점 등의 시설을 공유한 블로그 글에서 촉발되었다. 지금은 노키즈존/키즈존 리스트를 만드는 계정까지 등장했다.

처음 노키즈존 리스트를 올린 블로거는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어린이 출입금지 구역이 어마어마하다면서, 미리 확인해서 현장에서 당황스럽지 않으면 좋겠다"는 정보공유 차원에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노키즈존 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을 찬성하는 입장인 염창동에 사는 A 씨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갔다가 문 앞에서 "아이가 있어서 안 됩니다"라며 거절당했을 때의 낭패감과 아이를 기르는 일이 차별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겨질 때, 아이를 기르기 좋은 사회인가를 자문하게 된다고 말한다.

A씨(3살 남아의 엄마)가 가장 자주 가는 카페는 그래서 스타벅스다. 어디에나 있는 데다가 어린이 출입금지 구역이 아니기 때문. 아이에게는 과일 주스를 사주고 자신은 커피를 한잔하기에 가장 적당한 장소다.

이번 여름 휴가도 가까운 제주도가 아닌 괌으로 다녀왔다. 제주도가 비행시간이 짧지만, 아이가 떠들거나 뛰면 맘충 소리를 들을까 봐 호텔에만 박혀있는 제주도 여행 대신 괌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A 씨 같은 엄마는 한둘이 아니다. 실제로 공유되고 있는 노키즈존 리스트를 보면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와 유명 관광지인 제주도에 몰려있다.

A 씨는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아도 되고 여행 경비도 생각보다 싸고 경치도 좋아서 괌에 다녀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엄마라고 해서 파인 다이닝이나 예쁜 카페를 가고 싶지 않겠어요? 휴가지에서까지 눈치 볼 필요 없잖아요. 애 입 틀어막고 눈치 주는 휴가가 휴가인가요?"

'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한 카페(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노키즈 존'으로 운영하는 한 카페는 "노키즈존은 '영업방침'이고 아이가 위험할 수도 있는 시설이 있어서 '노키즈 존'이라고 한 것"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위험할까봐 걱정되기 때문에 업장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키즈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재고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광정책과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최근 노키즈존 관련해서 민원이 들어온다"면서, "노키즈존 리스트를 정부 차원에서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이 가지만, 아직은 조사가 이뤄진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속되면 관련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노키즈존에 관련된 민원에 쉽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도 말한다.

'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지 말라는 노키즈존 카페들

▲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노키즈존 업체들이 하루 중 바쁜 시간, 일부 시간에만 아이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사업장 상황에 맞게 노키즈존으로 운영한다고 주장해 현실적으로 노키즈 존이라고 완전히 못박고 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관광정책과는 관련 문제가 계속되면, 시민들이 업체를 찾을 때 헛걸음 하는 일이 없도록 개인 사업장별로 블로그나 사업장 입구에 '노키즈존'이라고 게시하도록 유도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사진 출처 = 게이티이미지 뱅크, 노키즈존/키즈존 구글지도]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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