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기 계신 거 맞죠?" 인스타그램, '#' 태그 주의보

"지금 거기 계신 거 맞죠?" 인스타그램, '#' 태그 주의보

2017.09.19. 오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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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기 계신 거 맞죠?" 인스타그램, '#' 태그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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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벅 근처 방금까지 계셨나요?" "카페 계신가 보네요ㅎㅎ 저도 근처 지나가는 중인데…"

인기 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일부 사용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 기호를 붙여 게시물의 분류와 검색을 쉽게 하도록 만든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능. 예를 들어 '#YTN'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해당 태그를 사용한 게시물들을 손쉽게 모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해시태그를 일부 사용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악용한다는 것. 특히 게시물을 올리며, 실시간으로 현재 위치까지 알릴 수 있는 기능 덕에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 스토킹도 등장하고 있다.

"지금 거기 계신 거 맞죠?" 인스타그램, '#' 태그 주의보

사진 속 해시태그와 노출된 위치 정보를 토대로 사진을 게시한 사용자를 무작정 찾아오는 것.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경찰에 실질적인 도움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은 이러한 스토킹 피해자들에 대해 ‘도움을 요청해도 위협적인 발언이나 신체상 직접적인 위해가 없다면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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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 사이에서 일명 '디엠(DM)'으로 통하는 일대일 메시지 기능인 '다이렉트 메시지' 또한 마찬가지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특정 사용자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손쉽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xxx에서 맥주나 한잔할까요?' 20대 여성 A 씨 역시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인스타그램 속 사진을 통해 직장 위치를 확인한 이가 메시지를 보내온 것. "아는 사람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 그러니까 무서웠죠" A 씨는 불쾌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실시간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심지어 해당 장소에 직접 찾아오는 사례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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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으로는 실제로 스토킹이 이루어져도,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최대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는 범죄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는 범죄 유형을 법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가 나서 '젠더폭력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용자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가해자를 차단하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나서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

"불쾌한 메시지가 계속되면, 강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즉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야 합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사이버상의 스토킹은 대부분 가볍게 여기며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대응센터 관계자 역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SNS에 상세한 개인정보나 실시간 위치 정보 등을 모두 공개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에서 정보 공개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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