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의 폭염 속 '우체통 온정'

얼굴없는 천사의 폭염 속 '우체통 온정'

2017.08.04.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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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고, 푹푹 찌고.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날씨 속에서도 마음만은 잔잔해질 수 있는 소식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지요, 경남 합천에서 바로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집배원이 우편물을 수거하던 중, 일반 편지로는 보이지 않는 흰 봉투를 발견했습니다.

주소도 없고, 보내는 사람을 쓰는 난도 텅 비어있었습니다.

봉투를 열어봤더니 그 안에는 5만 원권 10장, 그리고 "너무 더운 날씨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려운 분들과…" 라고 적혀있는 포스트잇 1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우체통 온정'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5년부터 지난 1월까지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30~50만 원을 누군가 우체통에 넣어 전달했습니다.

발견된 우체통 위치나 메모 필체로 짐작했을 때, 모두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에도 이 분은 "얼마 안 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소년·소녀 가장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고 줄 수 있을지…" 라는 메모를 함께 남겨서 주위를 훈훈하게 했습니다.

어제까지 이 우체통 천사가 남긴 성금은 모두 270만5천 원에 이릅니다.

합천군은 이번에 받은 성금 역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무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할 계획입니다.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낮춰주는 건 이렇게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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