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버림받을까 숨겼다" 낙태 경험 여성의 눈물

"남친에게 버림받을까 숨겼다" 낙태 경험 여성의 눈물

2017.07.04.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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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에게 버림받을까 숨겼다" 낙태 경험 여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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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3일 방송된 EBS1 '까칠남녀'는 '낙태가 죄라면'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낙태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임신 중절 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사정과 그들의 죄책감을 조명했다.

특히 실제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 3명이 출연해 낙태로 인해 느꼈던 고통을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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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출연자 A 씨는 "삶의 계획이 전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임신은) 갑자기 나타난 돌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듣는데 '내가 낳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없었다"며 울먹였다.

당시 남자친구의 반응을 묻는 말에 A 씨는 "임신 확인을 받았을 때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을까 (그 사실을) 숨기려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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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출연자 B 씨는 "폭탄을 하나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며 "이 폭탄을 해결해야 내 세계가 무너지지 않으니까 (낙태를 택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낙태 수술이 불법이라는 것을 병원에서 재차 확인한 상황이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며 "불법을 저질러야만 내가 살아남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중절하지 않고 '나의 삶'을 선택한 여성이 이기적이라는 프레임으로부터 오는 죄책감이 크다면서도 "(중절 수술한 여성들이) 자신의 결정을 절대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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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C 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자신의 파트너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만 불안해하고 몸이 상하고 혼자 수술을 받는 그 과정이 너무 외로웠다"며 "게다가 법적 책임은 나에게만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C 씨는 우리 사회에서 미혼인 여성이 임신한 것 자체가 용서할 수 없는 일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은하선 작가는 "중절 수술을 하는 여성들이 아무 도덕적 책임감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EBS1 '까칠남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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