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박 전 대통령은 왜 웃었나?"...재판 중에 일어난 일

[뉴스앤이슈] "박 전 대통령은 왜 웃었나?"...재판 중에 일어난 일

2017.06.14. 오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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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어떤 내용의 증언이 나올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유진룡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꾸준히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블랙 리스트의 존재를 폭로할 때의 라디오 인터뷰 다시 들어보지요.

[유진룡 / 전 문체부장관 (지난해 12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정관용:블랙리스트라고 하는 걸 장관께서는 보셨어요?) 네. 봤습니다. 리스트를 본 거는 2014년 6월경으로 기억을 하고요. 퇴임 직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리스트 이전의 형태로는 구두로, 수시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서 문체부로 전달이 됐었습니다. 주도한 사람은 지금 감춰져 있으니까 정확하게 누구를 지명하긴 힘들죠. 그런데 정말 요새 유행하듯이 합리적 의심을 한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이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그 위가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정관용:대통령이 지시를 안 했다?) 그거는 모르겠습니다.]

유 전 장관은 어제 재판에 나설 때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들어갔는데요.

막상 재판에 임해서는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요.

유영하 변호사와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유영하 변호사가 언성을 높이자, 유 전 장관이 "소리를 친 거냐"고 묻자 유 변호사는 "반말하지 마라"며 각을 세웠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좌천됐다가 이번 정부에서 문체부 차관으로 복귀한 노태강 씨에 대한 증언에서는 더욱 치열하게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노 차관이 국장으로 재직할 때 사무실에서 유명 바둑인의 자필이 있는 바둑판이 발견됐다며 도덕성과 자질을 문제 삼자, 유 전 장관은 노태강 국장은 바둑을 두지 않고, 하급자들에게도 최상위 평가를 받은 사람이라고 맞받아쳤는데요.

노 차관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는 그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노태강 / 문체부 차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김현정:정유라 억울하다는 말을 안 썼다고 해서 결국은 좌천되셨는데 그 장소가 국립중앙박물관이에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라 했을 때 얼마나 황당하셨어요?) 그때 당시 생각은 제 상관되시는 분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같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다른 자리로 보낼 수 있다고는 그때 당시 받아들였고요. 오히려 그 상황이 벌어지자 저보다는 제 주위에 있던 당시 동료분, 선배, 후배들이 오히려 더 황당해했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김현정:뭐라고 하셨어요, 그 주변의 동료들은?) 이건 뭐 보고서 이거 가지고 이럴 수 있느냐. 왜냐하면 이런 경우는 사실은 저도 당시 공무원생활 한 30년 했지만 처음 당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증언을 듣는 중에 갑자기 웃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는데요.

증인 신문이 이어지는 동안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던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과 유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자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가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는 등 표정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웃음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가 막혀서 웃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 반면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변호사가 자신을 대변하는 게 신이 나서 웃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어쨌든 재판이 연일 진행되며 박 전 대통령이 다소 여유를 찾아가는 것은 사실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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