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디자인 업계 B대표, 대학생 '조리돌림' 논란

유명 디자인 업계 B대표, 대학생 '조리돌림' 논란

2017.02.27.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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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디자인 업계 B대표, 대학생 '조리돌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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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감사합니다. 유○○ 님 ○○대 ○○○과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22일, 국내 유명 디자인 컨설팅 전문업체 플러스엑스의 공동 대표 변 모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의 일부다. 변 씨는 자사가 디자인한 앱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한 누군가의 글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유 씨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유 씨의 졸업 사실을 발견하고, 공개적으로 유 씨에게 난데없는 축하 글을 남겼다.

유 모 씨는 디자인 비판 게시물을 작성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좋아요'를 눌렀을 뿐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공개적으로 신상이 알려졌다. 변 대표는 왜 이런 일을 했을까? 유 씨는 해당 글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디자인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정중히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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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 씨가 비판적인 내용을 작성했다고 오해한 일부 사람들은 "디자인교육보다 인성교육이 필요한 현실이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이렇게밖에 못해서야...."라며 유 씨에 대해 비난과 조롱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게시물이 점차 퍼지면서, 유 씨가 이유 없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변 대표에 대한 비판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영향력 있는 유명 회사의 대표가 벌인 일종의 '갑질'이자,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사이버 불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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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대학 졸업 예정자인 유 씨의 신상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고, 비난받도록 방치했다는 점에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400명이 넘는 테크업계 종사자들은 성명문을 내고 플러스엑스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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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 22일 변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쉽게 욕먹는 건 프로젝트 리더로서 솔직히 싫었습니다. (중략) 전 플러스엑스가 아닙니다. 욕을 먹어도 제가 욕을 먹고 책임을 저도 제가 지는 것이 맞습니다"라는 문구로 인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진정성 있는 사과요구와 함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플러스엑스는 오늘(27일) 오전 1시경, "플러스엑스 공동 대표 및 구성원 모두 해당 사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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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과문 게시 이후 유 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디자인 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격려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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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으로 국내외 공신력 있는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던 플러스엑스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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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일반인의 신상을 언급하며, 조리돌림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 많은 이들이 "유치하고 끔찍하다." "진심으로 무섭다." "제작자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평가는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라며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

한편 디자인 및 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직적 문화로 인한 폐해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사이버 불링'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무감각한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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