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총수 일가의 '1호 구속' 오욕

이재용, 삼성 총수 일가의 '1호 구속' 오욕

2017.02.17. 오전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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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삼성은 갖가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은 많지만, 그룹 총수가 구속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 창립 이후 처음으로 구속 수사를 받는 총수가 됐습니다.

김잔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로 창립 79년을 맞은 삼성그룹은 재계 서열 1위를 자랑하며 영원한 권력으로 불려 왔습니다.

창립 이후 그동안 숱한 위기를 관통해왔지만 총수 일가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 때 검찰에 소환됐지만,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 때도 4조 원대 차명 재산이 드러났지만, 이 회장은 불구속 기소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건희 / 삼성전자 회장(지난 2008년 4월) : 모든 것이 제 불찰입니다. 도의적이든 법적이든 제가 모두 책임을 지겠습니다.]

당시 조준웅 특검팀은 삼성 총수 일가를 전방위로 수사했는데, 부인 홍라희 여사와 아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도 수사 선상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회장의 아내와 아들에 대해 구속 영장 청구까지 끌어내지 못한 채 변죽만 울렸습니다.

[이재용 / 당시 삼성전자 전무 : 아는 대로 성실하게 답변했습니다.]

지난달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다시 고비를 넘겼지만, 특검이 전체 수사의 명운을 걸면서까지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했고, 결국 구속되면서 삼성 총수 일가 1호 구속이란 오욕을 쓰게 됐습니다.

특히 기업 비리 혐의가 아닌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면서 윤리적 측면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YTN 김잔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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