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안봉근 또 불출석

'잠적' 안봉근 또 불출석

2017.02.14. 오후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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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열 / 변호사, 최영일 / 시사평론가

[앵커]
사실 오늘 관심은 헌재에 더 쏠려 있지 않습니까? 고영태 녹취록을 증거로 채택하느냐, 마느냐. 대통령이 출석할 건가 말 건가. 이런 현안들이 걸려 있기도 했지만 잠적해 있었던 안봉근 전 비서관이 나온다 이래서 사실 관심이 있었거든요. 안 나왔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저는 나올 수 없을 거라고 애초에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앵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나올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오늘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인터뷰]
왜 제가 나올 수 없을 거라고 말씀을 드리냐면 사실 특검이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렇지 안봉근 전 비서관 같은 경우도 수사의 대상이 돼야 되는 사람이 아닌가라고 보고 있거든요.

왜 그러냐면 안봉근 전 비서관 같은 경우가 청와대에 있었을 때 제2부속실을 관장했었던 비서관이었는데 제2부속실이라는 게 이른바 보안손님들을 다 드나들게 만들었던 그런 곳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최순실 씨라든가 아니면 이영선 행정관을 동원해서 최순실 씨를 들어오게 했었고 의료손님들 들어오게 했었고 심지어 외국의 말 중개상까지도 2부속실을 통해서 그냥 마구잡이로 들어왔었기 때문에 어쩌면 정호성 비서관이 공무상 비밀을 유출한 데 관여를 했을 것으로 보는 인물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본인도 사실 피의자로 언제든지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인데 헌법재판소에 나온다는 것들이 만무해 보였고요.

헌법재판소에 나와서 결정적으로 뭔가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할 만한 사안을 제기해야 되는데 본인도 문고리 3인방 중의 한 사람으로 여겨졌고 그동안의 국정농단과 관련해서 모르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운 상황이고 알고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자기의 범죄 사실이 되는 거고 알고 있는 사실을 다 얘기하게 되면 대통령에게 결국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인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안 나올 거라고 예상을 했었습니다.

[앵커]
어제 전망이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이 나와서 다른 날 나와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안봉근 전 비서관이 오늘 나오고 또 이재만 비서관도 곧 나오지 않을까 이런 전망도 사실 있었습니다.

[인터뷰]
저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양지열 변호사보다 선하게 받아들였나 봐요. 윤전추, 이영선. 미루긴 미뤘지만 나와서 최대한 대통령을 방어한 모양새였지만 그래도 몇 가지 중요한 얘기들을 했어요.

그중에 윤전추 행정관의 이야기에는 세월호 당일 오전에 안봉근 당시 비서관이 대통령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걸 봤다라고 증언을 했어요. 그러면 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 아닙니까?

그러면 청와대 입장에서도 뭔가 안봉근 전 비서관이 예를 들면 배신한 인물도 아니고 또 새로운 이야기를 쏟아낼 인물도 아니고 사실 11월 14일 특검 이전에 검찰에 처음 한 번 참고인으로 소환돼서 진술하고 나서는 지금 3개월째입니다 딱. 그 사이에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죠. 청문회든 특검이든 어떤 재판이든 헌재든.

그러니까 이번에 처음 등장을 해서 그래도 일부라도 정제된 진술이라 하더라도 세월호 7시간이라든가 그날 당일 오전이라든가 혹은 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의 관련성이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본인은 부인할 수도 있잖아요.

이게 대통령 대리인과 대통령 측에는 도움을 주는 것인데 아예 등장을 안 한다고 하는 것은 헌재에서 재판관의 시선에서는 훨씬 대통령 측에게 불리할 수 있어요. 뭔가 감춰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숨어 있는 것이고 안 나오는 것이 아니냐, 이 한 가지 측면이 있는 측면이고 또 하나는 오후에 변론이 재개되면서 대통령 대리인은 앞으로 이재만, 안봉근 다 상관없고 오직 고영태 새로 증거로 채택한 녹취파일에 올인하기로 한 것 아닌가, 이런 추정도 해 봅니다.

[앵커]
어쨌든 오늘 불출석 사유서도 안 내고 안 나왔기 때문에 증인 신청 배제를 해 버렸고요. 그런데 안봉근 전 비서관이 안 나온 게 대통령 대리인단의 계산입니까, 아니면 밤새 어떤 변수가 있었던 걸까요?

[인터뷰]
밤새 변수는 아니지만 고영태 파일을 새롭게 확보하면서 여기에 집중한다. 제가 아까 올인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건 베팅 용어니까, 여기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나머지는 다 거둬내기 전략으로 선회했다. 저는 선회에 무게를 둬 보겠습니다.

[앵커]
안봉근 전 비서관, 헌재 세 번째 불출석을 했는데 검찰 출석 때도 검찰 직원인 것처럼 해서 몰래 들어갔고요. 청문회 때도 사실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불출석 미꾸라지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차현주 앵커가 정리를 해 드립니다.

[앵커]
오늘 헌재 탄핵 심판 증언대에 서기로 했던 안봉근 전 비서관. 또 안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꼭꼭 숨어있다 돌연 나온다기에 취재진도 추운 날씨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오랫동안 꼭꼭 숨어있다 돌연 나온다기에 취재진도 추운 날씨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안봉근 전 비서관 하면 지난해 검찰 조사 때도 '몰래 출석'으로 빈축을 샀었습니다.

출석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나왔던 겁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긴장의 끈을 놓고 있었던 취재진.

그 틈을 타 마치 검찰 직원인 것처럼 슬그머니 청사 안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덕분에 취재라인은 무너지고 한바탕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안봉근 전 비서관은 잠적해버렸습니다.

국회 청문회에도, 헌재의 탄핵심판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사춘기를 겪는 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생활 침해가 예상된다는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고요.

헌법재판소의 부름도 있었지만 잠적한 탓에 출석요구서조차 전달하지 못했고, 경찰 역시 소재 파악에 실패했습니다.

결국 누리꾼들이 '문고리를 찾습니다'라는 전단까지 만들기에 이르렀습니다.

[권성동 / 국회 법사위원장(지난달 5일) : (의도적으로 출석을 피한 이재만·안봉근 두 사람에 대해서는) 일국의 대통령을 모신 비서관으로서 적절한 행동이었냐는 점에 대해서는 아마 국민 여러분이 판단을 잘하시리라 믿고 있고….]

안봉근 전 비서관!

청문회건 탄핵심판이건 피해 다니다 보니, 결국 시간에 쫓기는 특검에는 수사 우선순위가 밀렸고, 헌재에선 증인 채택이 취소됐습니다.

사실상 우리가 안 전 비서관의 얘기를 들을 수는 없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경찰도 소재 찾기에 실패한 안봉근 전 비서관. 문고리 3인방 중 핵심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사실 얘기가 나왔던 이영선 행정관 같은 경우를 안봉근 전 비서관이 고등학교 선배로서 이영선 행정관을 채용을 한 그런 역할을 맡았다고 하죠. 그만큼 실세 중의 실세라고 뽑힌 게 많고요. 아까 잠깐 나온 것처럼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이 법적으로 책임질 가능성이 별로 높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안봉근 비서관은 자리가 법률적으로도 직권남용이라든가 직무유기 같은 것들을 책임질 가능성이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인도 피하는 것 같고요.

헌법재판소에서도 그렇게 앞으로 증인이 별 이유 없이 지연을 시킨다거나 출석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아예 철회하겠다고 했고 그대로 실행을 했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고영태 씨의 녹취록으로 선회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지연카드로서의 가치도 그렇게 높지 않다고 어떻게 보면 대리인단에서 봤을 수도 있죠.

[앵커]
그렇죠. 오늘 또 하나 헌재에서 관건이 고영태 녹취파일을 증거로 채택하느냐의 여부였는데 지금 대통령 측에서는 이게 핵폭탄급 파일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고요. 국회 측에서는 이건 29개 빼고는 아무것도 별 게 없다, 이런 입장입니다. 그런데 오늘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서 이걸 재판정에서 함께 듣자, 이렇게 요청을 했습니다.

[인터뷰]
지금 이미 일부는 또 흘러나오고 있거든요. 저희가 알고 있는 게 선정적인 얘기겠지만 러닝을 찍고 놀자. 후배의 이야기에 대해서 지금 자신이 큰 판을 짜고 있고 뻥 터뜨리면 이게 다 우리 것이 되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 시점 전후해서 의상실에 CCTV 영상이 몰래 촬영이 됐고요.

이게 지금 터져나오면서 여러 가지 사달이 시작된 거거든요. 그렇게 보면 이것도 뭔가 고영태 씨와 후배들, 그 측에서 뭔가 시도했을 가능성은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특검이나 검찰의 눈으로 봤을 때 그렇게 유의미한 범죄로 포착되지 않았던 겁니다.

애초에 나와 써던 파일이거든요. 김수현 파일 해서 김수현 씨는 고원기획 대표를 맡고 있고 고영태 씨와는 아주 친한 선후배 사이예요. 그런데 2300개를 이미 검찰은 분석을 했고 이 중에 2250개 정도는 매우 사적인 대화들이고 이건 그래서 의미가 없고 한 50개를 추출해서 보니 29개 정도가 국정농단 관련해서 유의미하겠더라. 이건 녹취록이 작성이 돼서 이게 헌재에서 지금 증거로 채택을 한 겁니다.

이걸 다 들어보는 건 의미가 있어 보여요. 저는 들을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29개 말고 혹시 나머지 중에서...

[인터뷰]
나머지 중에서 일부를 발췌해서 들어볼 수는 있겠죠. 예를 들면 이게 대통령 대리인에게 그러면 2300개의 파일을 다 가지고 들어보시고 뭔가 이 재판에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하면 제출하시면 검토해서 증거로 채택하겠습니다라고 헌재에서 얘기를 할 수는 있는데 문제는 2300개를 처음부터 다 들어봅시다라고 대리인 측이 얘기를 한다면 이것은 명백하게 시간 끌기밖에는 아무 효용이 없는 일이 돼 버리는 거죠.

그 29개 중에는 탄핵 소추를 반기는 대목도 있습니다. 고영태 씨가 VIP는, 즉 박 대통령은 최순실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주변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이게 결코 헌재 재판소에서 헌재 탄핵 관련 변론에서...

[앵커]
국회 측에서는 오히려 29개는 우리한테 유리하다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인터뷰]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여기는 유불리가 섞여 있는 건데 대리인단은 고영태가 음모를 가지고 있다, 의도가 있었다, 기획된 일이 벌어진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데 그게 다 검토된다 하더라도 시간 문제를 우리가 전제하지 않고 다 검토된다 하더라도 이게 탄핵의 핵심 내용에 대통령과 최순실이 공모해서 벌인 것으로 벌어져 있는 정황을 고영태의 음모로 덮기에는 매우 미미한 사안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대리인단의 시간 끌기 전략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하나, 서석구 변호사. 오늘은 또 재판정에서 태극기를 흔들었거든요.

[인터뷰]
그러니까 계속해서 탄핵 반대집회에도 나오고 계시고 거기서도 태극기를 흔들기도 하셨고... 여러 가지 반론도 하시고 증인들하고 싸우기도 하시고 재판정 들어가기 전에 기도하는 모습도 보여줘서 참 기이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긴 한데 지난 토요일 촛불집회에는 태극기를 든 분도 의외로 많이 나오셨습니다.

왜냐하면 왜 태극기가 꼭 저런 식으로 쓰여야만 하느냐. 왜 우리가 태극기를 들 수 없게 만드느냐고 하셨는데 본인의 일방적인 말씀을 주장을 하기 위한 말씀을 하는 것 외에 태극기가 아니면 마치 다른 사람들은 다 태극기에 반대하는 그런 거짓된, 애국을 하지 않는 사람처럼 주장을 하고 계신단 말이에요.

더군다나 헌법재판소 재판관들 입장에서 봤을 때 태극기가 상징하는 바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국가의 근간을 지키고자 하는 게 헌법재판소인데 그 자리에 당신의 말씀만 맞다고 하면서 태극기를 저렇게 펼치는 모션을 하면 저게 과연 변호사로서 객관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심히 고개가 의아해지고요.

오죽하면 대리인단 내부에서조차도 서석구 변호사의 돌출행동을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 대리인단이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라고 자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한테도 얘기를 한다는 겁니다.

저건 서 변호사의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대리인단의 전체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라고 얘기할 정도의 돌출행동인데 참 한마디로 대통령의 탄핵심판장에서 그분을 대리하는 변호사가 저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참 씁쓸한 상황입니다.

[앵커]
잇따른 돌출행동 때문에 어쨌든 헌재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 중심에 서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양지열 변호사 그리고 최영일 시사평론가 모시고 얘기 나눠봤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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