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m 작은 쪽지'에 꽃핀 민주주의

'3cm 작은 쪽지'에 꽃핀 민주주의

2016.11.24.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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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청계광장 한쪽 편에는 최순실 게이트 파문 이후 쪽지가 가득 붙은 게시판이 생겼는데요.

작은 쪽지 속에는 지금의 시국을 바라보는 울분과 앞으로의 소망이 가득 담겼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의 거리를 환하게 채운 백만 촛불의 외침이 게시판 가득 빼곡히 붙은 쪽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가로·세로 3cm, 꾹꾹 눌러 적은 글씨에는 촛불을 들며 마음에 새겨둔 소망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헌법과 투쟁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다소 비장한 내용의 쪽지부터, '좋은 세상 만들어요' 또박또박, 초등학생이 쓴듯한 글씨까지….

쪽지의 크기는 작지만, 그 내용만은 광장을 채울 만합니다.

순시려나 길라임 등 어두운 시국을 표현하는 재기발랄한 문구에는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이정길 / 서울 영등포구 : 국민을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고 밝은 분위기로 이끌어가는 게….]

'창피해.'

'4년간 지지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쪽지 대부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는 솔직한 마음이 담겼습니다.

[박성관 / 경기 성남시 서현동 : 진정 대통령이라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하야죠. 뭐.]

울분은 크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황성윤 /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 (과거) 화염병이나 이렇게 해서 파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했다면 지금은 이런 식으로 민주적으로….]

쪽지 속에 담긴 시민들의 마음은 오는 주말 다시금 촛불이 되어 광장을 가득 채울 예정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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