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담배 피우지 마" 윗집 항의에 악취 약품 살포

단독 "담배 피우지 마" 윗집 항의에 악취 약품 살포

2016.10.05. 오전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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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이웃 간 갈등은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가 주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윗집이 계속 담배를 피우지 말라며 항의하자 지독한 냄새가 나는 화공 약품을 몰래 뿌린 아랫집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권남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컴컴한 밤, 한 남성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아파트 입구를 오갑니다.

경기도 평택의 아파트 1층에 사는 35살 이 모 씨로, 잠시 뒤 윗집인 2층에 참기 힘든 역겨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2층 거주 : 그날부터 해서 연휴 끝나고 나서까지 5~6일 정도 우리 집에 못 들어갔었어요. 사람이 살 수 없는 그 냄새 때문에….]

냄새의 정체는 소독약이나 제초제 등으로 쓰이는 크레솔이라는 화공 약품이었습니다.

이 씨가 이 약품을 분무기에 담아 2층 베란다와 열린 창문 사이로 뿌린 겁니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이 액체를 윗집에 뿌린 데는 담배 연기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습니다.

다툼은 수개월 동안 계속됐습니다.

1층에 사는 이 씨가 자신의 집에서 담배를 피우자, 10살 아이가 있는 2층 가족이 항의하면서 싸움이 잦았습니다.

특히 이 씨가 담배를 피울 때 윗집에서 청소한다며 물을 뿌리면서 갈등이 더욱 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여러 번 신고가 됐었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위에서 뿌린 물 때문에 젖으니까 자기가 화가 나서….]

최근 아파트 계단이나 지하주차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만들 수 있는 법이 생기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파트 흡연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집 안에서 피우는 담배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는 아파트 관리 주체에게 실내흡연 중단을 요청하고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아래층에 직접 항의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아파트 내에 자체위원회를 구성해서…. 세대 내에 강제로 하고 그런 내용은 아니죠.]

하지만 개인의 사적 공간인 집안에서 피우는 담배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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