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부부 백신 접종 거부' 아동학대 논란

'자연주의 부부 백신 접종 거부' 아동학대 논란

2016.08.30.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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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부부 백신 접종 거부' 아동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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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자급자족의 삶' 자연주의 숲에서 행복을 찾는 부부의 사연이 EBS에 나온 이후, 한 언론사가 이들을 다시 인터뷰하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에서만 살던 '아파트 키드'의 삶을 청산하고 산에 들어가서 살며 수도, 전기, 가스 없이 맨몸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이들 부부의 16개월 된 아기입니다. 이들은 가벼운 잔병치레는 놔두면 지나간다고 믿고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기가 백신을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이 심화된 것입니다.

'자연주의 부부 백신 접종 거부' 아동학대 논란

보건소에 갈 때마다 직원이 예방접종을 했느냐고 묻고, 전화에서 "예방접종 기록이 없으면 학교 들어갈 때 불리하다"고 '협박 비슷한'것을 했다는 글이 화제가 되자 백신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글의 댓글에는 "아동학대 조사를 한다고 해서 겁을 먹었다"는 글들과 함께, "백신을 맞지 않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응원의 댓글들이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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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백신을 맞지 않아도 아무 이상이 없는 이유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집단 면역체계가 버텨주었기 때문입니다.

백신 거부 운동의 성과 덕분에 2015년 한해 미국에서는 17개 주에서 약 170여명이 홍역에 걸렸습니다. 백신 괴담 때문에 집단 면역체계가 무너진 것입니다. 결코, 백신을 맞지 않아도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백신을 맞지 않고 학교에 보내면, 다른 학부모들이 해당 아이에게 질병이 옮을 것을 우려, 함께 놀지 말라고 말하는 예도 있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이 겪은 사례를 들어 "백신 거부 부모를 둔 아이는 학교에서 왕따 행 급행열차를 탄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이 백신 괴담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요?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1990년대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퍼진 괴담입니다.

'자연주의 부부 백신 접종 거부' 아동학대 논란

이 편견은 1998년 영국 의학지 란셋(Lancet)에 앤드루 웨이필드 박사가 MMR(홍역, 이하선염, 풍진) 백신 접종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논문을 게재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은 각종 언론을 통해 전파됐고,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부모가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논문은 12년 만에 허위로 판명되었고, 웨이크필드 박사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했습니다. 그는 해당 이론을 증명하겠다는 명분으로 50만 파운드를 지원받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웨이크필드 박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백신 괴담은 이제 하나의 '이론'처럼 정착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도 해당 괴담은 자연주의, 생태주의 이론과 함께 자리 잡았습니다.

백신 괴담을 없애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백신주사를 맞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었고, 호주에서는 자녀의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에게 연간 약 11,000달러의 자녀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백신 거부 운동 때문에 전 세계의 홍역과 풍진 등이 유행하자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출국 시 백신을 접종하고 가라"고 권고합니다.

제3세계에서는 백신을 못 맞아서 죽어가는데, 선진국에서는 백신 거부 운동이 벌어지는 기괴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백신을 거부하는 문화'는 백신에 대한 부작용과 백신이 자폐증을 불러일으킨다는 공포에서 오는 편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백신에 대한 거부로 집단면역이 무너져 전염병이 창궐하면 결국 면역체계가 약한 아이와 노인이 가장 먼저 희생됩니다.

해당 이론은 집단의 생명을 위협하는 만큼 아이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보호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필수 접종 항목을 국가에서 반드시 접종시켜야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진 출처 = EBS 하나뿐인 지구]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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