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62범 '면도기 집착' 노인...치매에도 또 붙잡혀

전과 62범 '면도기 집착' 노인...치매에도 또 붙잡혀

2016.08.29.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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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0년 동안 줄곧 면도기만 훔쳐오다 전과 62범 신세가 된 70대 노인이 또 면도기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노인은 치매에 걸렸지만 여전히 면도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트에 들어온 여성이 주위를 살피더니 바구니에 물건을 마구 담습니다.

75살 박 모 씨가 손님인 척 마트에 들어가 판매를 위해 전시된 면도기를 훔친 겁니다.

[박은호 / 피해 마트 주인 : 안 보이는 쪽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사람들이 없을 때 가방에 면도기를 집어넣고 빈손으로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매장에선 알 수가 없죠.]

지난 2014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서울 일대 마트를 돌며 이런 식으로 면도기 160여 개, 350만여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박 씨는 같은 혐의로 전과만 62범인데, 지난 1974년부터 40여 년 동안 주로 면도기만 훔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훔친 면도기는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싼값에 다시 되팔았습니다.

면도기 세트 가격은 하나에 2, 3만 원 정도인데요.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 가운데 되팔기 좋은 물품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가족들은 박 씨가 치매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젊은 시절 남편에게 당한 가정폭력 때문에 면도기에 집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습니다.

[조선학 / 서울 성북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는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하지 않지만 가족은 가정 폭력 후유증 같다고 진술해 이런 부분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박 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ps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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