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 몰래 바뀐 전화번호...통장 돈 빼간 신종사기

단독 나 몰래 바뀐 전화번호...통장 돈 빼간 신종사기

2016.08.08.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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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사이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몰래 바꾸고 통장을 털어가는 신종 금융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전화번호를 바꾸고 통장에서 돈을 빼갔지만, 현재로써는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밤, 휴대전화를 쓰려던 정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휴대전화 번호가 바뀐 겁니다.

[정 모 씨 / 피해자 : 밤 10시부터 발신자 정보 없음이라는 문자 받았는데 그때부터 휴대전화가 안 됐어요. 아내가 전화했는데 번호가 없다는 메시지만 뜨고….]

8시간 뒤 번호는 또다시 바뀌었고, 그사이 카드와 통장에서 60여 차례에 걸쳐 6백여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거래 상황을 알려주는 은행 문자 서비스를 막기 위해 번호까지 몰래 바꿔버리는 신종 사기 수법에 당한 겁니다.

정 씨의 개인정보를 쥔 누군가가 본인인증 수단인 아이핀을 발급받아 인터넷에서 번호를 바꿨지만, 통신사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 : (본인인증 수단) 세 가지 중의 하나를 고객이 선택해서 인증받으면 번호 변경을 할 수 있는 건데, 내 아이핀 인증으로 들어온 건데, 내 아이핀까지 해킹당했다는 거죠.]

인터넷 뱅킹으로 통장에 있는 돈을 빼가는 동안 은행 역시 범행 사실을 몰랐습니다.

계좌 추적을 피하려고 주로 소액결제로 온라인 게임머니 등을 사서 현금으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범인을 잡기 전까지는 피해를 막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차단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본인이 할 수밖에 없어요. 새롭게 카드랑 아이핀하고 발급받아서 어디서 범행을 저지를지 확인이 안 되니까 범죄 계좌로 등록할 수도 없어요.]

신종수법에 평범한 일상까지 빼앗겼지만 누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도 미궁입니다.

언제 또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어 피해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ps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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