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 벗어라"...묻지마 범죄 예방?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 벗어라"...묻지마 범죄 예방?

2016.06.03. 오전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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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마련한 예방 대책을 놓고 말이 많습니다.

택배 기사, 배달원과 함께 남성 주민 등에게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스크나 헬멧 등을 벗도록 권고한 것인데요,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입니다.

권오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등 잇단 묻지마 범죄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서울의 일부 경찰서가 예방 대책을 내놨습니다.

관내 아파트 단지를 출입하는 남성 주민과 음식 배달원 등에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스크와 헬멧 착용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인근 음식점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자체 설문조사 등을 통해 여성들이 얼굴을 가린 남성과 단둘이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파악해 배려한 조치란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청이 지난달 30일 전국경찰지휘부 회의에서 지방경찰청이나 일선 경찰청에 이런 내용의 여성범죄 예방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아파트 남성 주민은 물론 택배 기사와 배달원 등의 반발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심각한 미세먼지나 독감, 추위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경찰의 조치는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지나치다며 말이 많은 이번 대책이 제대로 실현되고 범죄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YTN 권오진[kjh05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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