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6살 아들 앞에서...공무원 가장 퇴근길 '참변'

만삭 아내·6살 아들 앞에서...공무원 가장 퇴근길 '참변'

2016.06.02. 오전 09: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손정혜, 변호사

[앵커]
아파트 20층에서 투신한 공무원준비생이 퇴근 중이던 다른 공무원을 덮치면서 두 분 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숨진 공무원 가장의 퇴근길에는 임신 8개월 만삭의 아내와 6살 난 아들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내용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팀장님, 이게 어떤 사고입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전라남도 곡성군 홍보부서에서 근무를 하는 홍보기획 담당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서울에서 대학은 고려대학교를 졸업을 하고 경기도에 근무를 하시다가 결국 지방인 곡성으로 가서 지금 공무원 생활을 하시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곡성이라는 영화가 상당히 흥행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 곡성 내용은 사실 곡성군에서 촬영을 했지만 그다지 곡성군을 홍보하는 이런 내용은 아니고 조금 안 좋은 내용이었거든요.

그래서 곡성군수께서 이걸 역발상으로 오히려 홍보효과로 노려보자고 해서 최근에 곡성군에서 장미축제를 했습니다.

곁들여서 밤늦게까지 근무를 하고 관련된 업무를 했는데 저녁에 퇴근을 하면서 아빠가 지금 퇴근을 한다고 하니까 광주에 있는 한 아파트 앞의 정류장에 8개월 된 만삭의 부인과 6세 된 아들이 같이 자전거를 타고 나옵니다.

[앵커]
기다리고 있었죠, 아빠를.

[인터뷰]
마중을 왔다가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데 때마침 공시생입니다. 공무원준비생인데 군대를 갔다와서 대학을 복학한 26세 된 대학교 4학년생이 유서를 20층에 남기고 소주 반 병쯤 마시고 그다음에 거기서 투신을 했는데 이게 번개, 낙뢰에 맞을 확률보다 더 적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들어가는 39세 된 공무원 머리에 떨어집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두 분이 사망을 하셨는데 결국 2m 앞에서 만삭의 부인과 6세 된 아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게 알려지면서 너무나 전국적으로 안타까운 이런 사건이다라고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자살하려는 공무원 준비생이 20층에서 내리는 장면입니다. 내려서 본인의 자살. 저건 자살은 사건이에요.

하지만 밑에서... 지금 유서도 화면에 보입니다마는 지나가다가 무슨 날벼락입니까. 이런 사고로 당한 분도 그렇고 그걸 옆에서 부인과 자녀들이, 아들이 지켜봤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아무도 예고할 수 없는, 예고치 않는 정말 성실한 가장의 슬픈 죽음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공분을 사고 안타까워하고 있는데요.

특히 피해현장에 있었던 그걸 목격했던 가족들은 사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있지만 나중에는 죄책감마저 듭니다.

내가 그 현장에서 남편을 빨리 오라고 소리쳤다면, 우리가 나가지 않았더라면 죽음을 피하지 않았을까라는 죄책감까지 겹치면서 굉장한 심리적인 고통에 쌓이고요.

특히 6살 아들은 그 현장을 목격해서 6살 정도만 돼도 그 기억이나 이런 게 남기 때문에 사실 심리적인 치료나 이런 것들이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만삭, 8개월 아이도 성인의 고통을 같이 느낀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삭인 부인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주고 용기를 주고 그리고 이 이후에도 사후에도 정상적으로 생활이나 부양이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지자체도 끊임없이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이런 경우에 숨진 분, 이분 퇴근하다 변을 당한 거잖아요. 이분에 대한 보상은 없을까요?

[인터뷰]
일단 정상적인 퇴근경로를 통해서 일하다가 돌아가시는 경로이기 때문에 업무의 연장선상 속에서 인정이 돼서 순직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요.

현재 경찰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 공무원 준비생이 공소권 없음이지만 과실치사험의로 수사를 일단 시작해서 범죄피해자구조법에 의하면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구조를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통해서 피해자 구조라든가 순직처리를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