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2016.05.11.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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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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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시의 불청객이란 별명까지 얻었지만, 멧돼지가 서울에 모습을 드러낸 건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등장한 건 난지도가 월드컵 공원으로 바뀌면서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한 2004년 전후로 추정됩니다. 2004년 월드컵 공원의 억새 축제 기간에 멧돼지가 목격된 데 이어, 2005년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주변에도 구리시 아차산에서 건너온 멧돼지가 발견됐습니다. 같은 해엔 급기야 서울 도심 한가운데 창경궁에도 멧돼지가 나타났습니다. 멧돼지의 습격을 주제로 한 시사다큐프로그램까지 방영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때 만해도 멧돼지가 사람의 눈에 띈 건 서울과 경기도를 통틀어 한 해에 7건에 그쳤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여간 멧돼지 출현 신고 5,200여 건을 분석했습니다. 지난 한 해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119 신고 건수는 756건. 2005년의 100배 수준이고, 2014년 310건의 2배 이상입니다.


'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전국적으로 살펴보아도 추세는 비슷합니다. 매년 600~800여 건을 유지하던 신고 건수는 지난해, 기존의 2배인 1,700여 건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멧돼지는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에 더 자주 등장하곤 했습니다. 지난 5년간의 자료를 월별로 합산해보면 9월에서 1월 사이의 신고 건수가 많고 특히 10월, 11월에 막대 그래프가 치솟았습니다. 겨울철 짝짓기 시기를 앞두고 영역 싸움에서 밀려났거나,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도시에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봄과 여름철을 포함해 사시사철 출현 건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듯합니다.

'도시의 불청객' 멧돼지 출현, 해질 무렵에 집중


시간대별로 보면 오후 4시에서 밤 10시 사이 출현 빈도가 높고, 특히 저녁 7시 전후가 가장 많습니다. 야행성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오후 들어서부터 일찌감치 행동반경을 넓히기 시작해 저녁에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는 얘기입니다. 도시 근교 산을 자주 찾는 등산객들도 해지기 이전에 하산하고, 야간 산행은 피하는 것이 멧돼지 피해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기사·데이터 분석 : 함형건 [hkhahm@ytn.co.kr]
데이터 수집·정리 : 권오은
그래픽 디자인 : 류종원 나예진
데이터 출처 :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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