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지난 금요일 '이불이 만들어낸 기적'

[뉴스통] 지난 금요일 '이불이 만들어낸 기적'

2016.05.02.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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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4층 건물에서 불을 피해 뛰어내린 아이 셋과 어른 1명을 시민들이 살렸습니다.

구조된 이들은 나이지리아인들로 시민들이 힘을 합쳐 이불로 받아내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야말로 시민이 만든 기적인데요. 긴박했던 그 순간을 돌아보겠습니다.

지난 29일 저녁 6시 27분쯤, 경기도 평택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나기 시작합니다.

창밖으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던 상황.

이 때, 4층 창가에 미처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든 채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광우 / 송탄상공인회 회장 (당시 목격자) : 그때 당시에는 화염이 있었고 2층에서 불이나기 시작한 것인데 (좀 자르고) 3층 4층으로 번진 상황인데 애기 엄마가 어제 잠시 만나서 얘기를 해봤는데 자기가 죽는 심정으로 죽고싶었다는 심정이었대요. 4층에서 뛰어내릴 것을 생각하니까... 그 당시에 나이지리아 신랑은 1층에 있었고 아이들과 엄마는 4층에 있었던 것이거든요.]

불은 나고 있고 연기는 치솟고 있던 1분 1초가 다급했던 상황.

이 때, 주변에 있던 주민들이 담요와 이불을 가져와 건물 아래에 싸놓는데요.

아이의 어머니는 잠시 망설이더니 아이 세 명을 차례차례 떨어뜨립니다.

시민들이 깔아놓은 생명의 이불.

지나가던 미군들과 기꺼이 이불을 내준 이불가게 사장님의 도움이 컸다고 합니다.

[이용수 / 평택 화재 이불가게 주인 :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어서 마침 주위에 이웃들도 많이 나와 계시고 지나가는 미군들이 그 광경을 보고 조금 지나면 더 위험할 수 있고 추락할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일단 받을 게 제 가게에 있는 이불 중에서 제일 큰 사이즈의 이불을 거기 있는 사람들한테 전달을 했죠.]

시민들에 의해 불길 속에서 탈출에 성공한 네 명의 가족은 모두 연기를 조금 마셨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건물 밖에서 발만 동동 굴렀던 아버지는 가슴을 쓸어내렸는데요.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도착을 했고 다른 층에 있는 시민들을 구하고 불을 진화했습니다.

[홍정화 / 송탄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18시 27분에 접수를 받아서 18시 28분에 출동했습니다. 도착했을 때 상황은 창문으로 불꽃이 분출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다 처리된 상태라 구급대원한테 응급조치를 시켰습니다.]

4명의 나이지리아인 가족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인근 가게에 있던 푹신푹신한 이불이 구조 도구로 사용됐는데요.

이번처럼 급한 상황에서는 이불이 긴급 구조 도구로 사용되기는 했지만 전문적인 구조 상황에서 볼 때는 사실은 바람직한 구조방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홍정화 / 송탄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초기 같은 경우에는 옥상도 있었거든요, 거기에. 옥상으로 대피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이불 위로 뛰는 경우 같은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바로 위층에 있는 옥상으로 대피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구조된 세 아이들의 아버지.

화재 사고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구조된 것은 기적이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하나로 모아진 시민들의 마음이 여러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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