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트렁크 시신' 김일곤은 사이코패스?

[중점] '트렁크 시신' 김일곤은 사이코패스?

2015.09.19. 오전 04: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트렁크 시신' 사건의 범인 김일곤은 잔혹한 범행에 대한 죄책감은 커녕, 개인적인 원한을 드러내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사회에 대해 과장된 피해의식과 불필요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이코패스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일곤, '트렁크 시신' 피의자]
"난 꼭 살아야 해. 난 잘못한 게 없고, 난 앞으로 살아야 한다고요."

죄책감은 커녕, 분노에 가득 차 '나는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김일곤.

시신에 불을 붙이고 도주하면서도 불안해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원한 관계는 따로 메모지에 적어두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실상은 일상적인 마찰에 불과해 원한까지 갈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이코패스의 특성이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신체적 기능도 현저히 떨어지고 인지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보이는, 그러나 범죄력이 상당히 진전된 사이코패스의 행위였다고 보이는데요."

그러면서도 유독 여성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로 부딪쳤던 중년 여성이 아니라 젊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등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시신을 흉기로 훼손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주재진 경사, 서울 성동경찰서 성수지구대]
"주방에서 쓰는 식칼이고, 칼날 쪽에는 덮개로 덮어 배꼽 있는 곳에 꽂아뒀더라고요."

이는 사회를 향한 적대감과 방어 본능 때문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반복된 범행과 수감 생활로 범죄력이 진전되며 22번의 전과범으로까지 이르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사전에 범행이 예견될 수도 있었던 상황.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교도소를 넘나들면서 사회화 기회를 놓친 사람. 은둔해서 외톨이처럼 살아온 이 사람의 생활 패턴. 이런 데서 점점 위법이 심화된다는 걸 우리가 예견할 수가 있었어야 했겠죠."

이처럼 위험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갖추고 범죄를 잇따라 저지르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제대로 된 형사 시스템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