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메르스 사망자 유족, "부모님 장례 거부? 거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단독인터뷰] 메르스 사망자 유족, "부모님 장례 거부? 거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2015.06.23.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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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메르스 사망자 유족, "부모님 장례 거부? 거부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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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6월 23일(화요일)
□ 출연자 : 메르스 부부 사망자 유족

"죄인처럼 마지막 가는 길 쓸쓸히 보내야 하나?"
"당국, 방역보다 철통보안이 먼저였다"
"천륜을 저버린 파렴치범으로 몰아 가는데 당혹스럽다"
"아버님 유골을 받아주는 장례식장도 없었다"
"자택격리기간, 오히려 보건소가 외출하라고 했다"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이번에 만날 분은, 메르스로 아버님과 어머님을 차례로 잃은 분입니다. 가족들도 모두 격리조치를 받아 부모님들은 병원에서 쓸쓸하게 마지막 숨을 거두셨는데요, 메르스 사망자는 곧바로 화장하는 게 장례절차지만, 부모님을 메르스로 잃은 유족들은, 이렇게 보낼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대단한 보상을 노리는 거 아니냐, 불편한 시선도 있는데요, 유족들은 대단히 억울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아드님이 전화연결 돼 있는데요, 유족의 요구에 따라 성함도 밝히지 않고, 음성 변조를 했다라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아드님, 나와 계시죠?

◆ 메르스 부부 사망자 유족(이하 유족) : 네

◇ 신율: 메르스 첫 부부 사망자. 아버님은 36번째 확진자 이셨고, 어머님은 82번째 확진자셨죠. 그렇죠?

◆ 유족: 네 그렇습니다.

◇ 신율: 두 분 모두 격리치료를 받던 중에 돌아가셨죠.

◆ 유족: 네. 아버님이 감기가 조금 심했었는데요, 건양대 병원에 있었고 불행하게도 16번째 확진자가 입원을 하게 되어서 3일 간 같은 병실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 신율: 네.

◆ 유족: 3일 째 지난 5월 30일 저녁 7시 15분 경 16번째 확진자는 국가 지정 병원에 격리 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같은 병실에 있었던 다른 환자분들과 간병인들, 저희 부모님이 함께 격리가 됐습니다. 그 때 저희 아버지는 투석 중이셨구요. 격리된 이후에도 계속 계획된 투석이 있었는데 그 투석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소천하게 되셨고 메르스 확진을 돌아가신 이후에 받았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경우는 82세 였지만, 두 차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 되었고요. 아버지가 소천하신 다음 날 보건소에서 자가격리이므로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으니 집에 모시고 가서 자가격리 하라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어머니의 건강이 엄려돼서 병원에서 회복된 이후에 집에 모시려고 했었죠. 그러던 중 3차 검사에서 그만 양성으로 판명되었고, 아버님은 3일, 어머님은 18일에 천국에 가셨습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지금 말입니다. 어머님이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았고, 3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이 됐다는 말씀 하셨는데요. 양성 판정을 받고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증세가 악화돼서 돌아가신거죠?

◆ 유족: 그 전까지는 매우 건강하셨죠. 뭐 일부 보도 자료 같은데서 기저질병 운운 하시는데 그거는 터무니 없는, 저희들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기저질환이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저기 그런데 가족분들도 격리 조치가 되셨었죠. 그래서 임종을 지키지 못하신거죠.

◆ 유족: 안타깝지만 저희 어머님과 저와 남동생, 그리고 제 아내와 딸도 모두 6명이 자가격리 대상이 되었고요. 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는 격리된 상태에서도 아버님을 간병하시느라 많이 피로가, 지친 상황이셨고 그러기에 금방 회복을 위해 병원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던 중 3차 검진 결과 양성으로 판정이 났었습니다.

◇ 신율: 부모님의 상황 소식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 유족: 아버님의 경우, 저희 가족은 대기실에 있었거든요. 돌아가신 후 약 20여분 후에 주치의로부터 유선으로 통보받았고, 어머니의 경우는 저희 형제들은 모두 자기들 집에 있었는데 병원에서 저희 형님한테 유선으로 통보가 되었고 저희는 형님으로부터 전달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보건소 담당자에게 들어보니 저희 가족보다 보건소에 먼저 통보가 되었더라구요. 어처구니 없죠.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글쎄요. 방역보다 철통보안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가족한테는 보건소보다 약 5분 정도 늦게 연락이 되었던거죠.

◇ 신율: 그러면 어머님을 마지막으로 뵌 건 언제세요?

◆ 유족: 앞서 말씀 드렸는데 두 차례 검사 중 음성이 나온 상태이므로 보건소에서는 자가격리자로 모시고 가라고 했는데, 자가격리자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를 면회하는 것 조차도 쉽지 않았습니다. 면회조차 거절당하는 상황이 의아했지만 아버님 장례도 있고 무엇보다 어머니 건강이 궁금하고 해서 병원과 질본에 사정 사정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버님이 정리한 날인데요, 방호복을 입고 휠체어에 앉으신 모습을 어머니를 뵌 모습이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그때 당시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니까 집으로 모시고 가라 이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때죠?

◆ 유족: 두 차례 음성이었었고, 그 때는 건강하셨다라고 저는 생각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때 까지 어머님이 ‘나는 건강하다, 괜찮다’ 라고만 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보면서 어머니 건강이 좋구나 나쁘구나 판단 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없었죠. 볼 수가 없었으니까요.

◇ 신율: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매장하는 과정이나 시신을 옮기는 과정이 전염이 될까봐 곧바로 화장을 하게 되는 모양인데, 아버님 화장을 하셨죠?

◆ 유족: 네,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런데 장례는 아직 치르지 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 해 주시죠.

◆ 유족: 저희들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는 것이 저희들이 거부한 것 처럼 일부 언론에서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런 부분이 참 억울한 부분이 많습니다. 장례를 빨리 치르면 한시름 놓을 수 있는 것은 누구이겠어요? 저희들 아닐까요? 하지만 저희를 비롯한 저희 가족이 격리 돼 있었고 격리 기간 중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점이 지침이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는데, 부모님 장례를 볼모 삼아 무슨 저희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등 부모님 장례를 치르기를 거부하겠다는 등, 천륜을 저버린 파렴치범으로 몰아 가는데 저희들은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빨리 화장을 해야 한다는 말에 주저없이 동의 했었던 저희들이고요, 그때 조건은 단 하나였습니다. 화장 후 유골만이라도 건양대 병원장례식장에 모셔 달라는 것, 오직 그 한 가지였습니다. 그렇게 화장을 진행했었는데 요구를 건양대 병원에 안치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준다던 약속과는 달리 말이 자꾸 바뀌게 되었고, 결국 건양대 병원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고, 대안으로 화장터에 안치 시설이 있다 했는데 그마저도 알고 보니 화장터에는 그런 시설조차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결국 시립공원묘지에 모시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도 참 억울한 부분이 많습니다. 화장터에 시신을 인계하고 시신을 화장하기도 전에 사람들의 자기들의 임무는 다 끝났다고 여기까지니 철수한다며 화장 유골은 유족이 인수 받아 알아서 처리 하라는 등 그 당시에는 아버님 유골을 받아주는 장례식장도 없었는데, 가해자는 지침을 핑계 삼아 끝인 화장터까지만 자기들 업무이며 그 이외에는 유족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등. 이럴 때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신율: 네, 이 분들도 가해자는 아니죠. 이 분들도 이제 물론 그 유족분들의 억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뭐 이분들이 가해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그렇고. 그런데 어머님은 아직 화장을 안하셨다고 하더라구요.

◆ 유족: 네, 그렇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아직까지 화장을 못하셨는데, 이것이 마치 저희들이 거부해서 못한 것처럼 비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아버님 사례를 통해서 경험한 저희에게 어머니 장례를 위해 철저히 했습니다. 그 자리에 보건소 직원들이 왔었는데요 ‘방역을 위해 화장을 하는데 까지는 지원이 가능하니, 동의하라. 시신, 장례식장에 모셔져 있는데 화장하기 전 까지는 시간 당 2400원 하루에 48000원씩 비용이 발생 한다, 그 비용은 유족이 치러야 한다, 뭐 화장 이외에는 남은 절차는 방역과 무관하니 가족들이 알아서 처리하라’ 이런 식입니다. 이게 저희 알 권리를 위해 고지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나요? 저희는 협박으로 들렸습니다. 정말 돈 적게 들어가려면 빨리 화장에 동의하라는 협박으로밖에 안들렸습니다.

◇ 신율: 지금 그래서 어떻게 해 주시기를 바라십니까?

◆ 유족: 글쎄 저희들이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저희들이 장례 거부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바라고 장례 거부하는 지조차 저희에게 제공해 주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왜 장례를 거부해야 하나요? 거부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보건 당국은 저희에게 거부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는데 고인이 되신 어머님을 화장하라고 처음 만나서 협박한 이후에는 어제까지도 전혀 연락조차 없었습니다. 시에서 저희와 협의하고 있는 것처럼 언론플레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시로부터 협의는커녕 전화 연락 한 통 받은 것이 없습니다. 도대체 누구하고 협의하기에, 무엇을 요구하기에 입장차가 크다는 둥 그런 말이 나오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보건당국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철통 보안에만 급급했었던 거 아닌가요? 안일하고 부실한 대응이 이지경으로 만들었고 그 때문에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큰 대역 죄인이나 된 것 처럼 피해자인 저희가 뒤집어 써야 합니까? 마지막 천국에 가시는 길 까지 무슨 죄 때문에 그렇게 외롭고 쓸쓸하게 보내드려야 하나요? 저희는 보건 당국에 먼저 저희의 상황에 대해 정말 진정성 있는 해명과 화장을 할 방역에 도움을 달라고 요구해 온다면 거부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저희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빨리 화장을 하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두 분의 장례를 치르고 싶습니다. 그런 시도조차도 하지 않으면서 저희가 거부를 한다고 한다니, 정말 황당하죠.

◇ 신율: 그러니까 지금 선생님말씀은 장례를 치를 장소 마저도 마땅치가 않은 상황이다, 라는 말씀이신 거 아니겠어요?

◆ 유족: 저희는 장례 치를 선산도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선산에 들어가기는 좀 그렇습니다. 저희는 임시로 유골 봉헌을 해 드리고, 차후에 진정이 되면 저희 선산에 모시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 유족: 그런데 진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거는, 시나 보건 당국에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정말 제대로 장례 치러서, 그 동안 어머니 아버지와 희노애락을 같이 했던 많은 지인들도 계십니다. 친인척도 계십니다. 그 분들의 애도와 위로 속에 천국 가시는 길도 정말 평안히 가시라고 기도를 해 드리고 싶은 것이 생전 불효했던 저희들이 바라는 마지막 바람입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어쨌든 장례 잘 치르시기를 바라겠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족: 드릴 말씀이 많은데...

◇ 신율: 시간 관계상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그럼 말씀 해 주시겠어요? 간단하게.

◆ 유족: 예,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가족 중 제가 16번째 확진자와 접촉 시간이 제일 많은 격리자였습니다. 그 분 식기로 챙겨드리고 했었는데, 그래서 저희 아내와 딸도 같이 격리자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별도로 오피스텔에 격리 돼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런데 정말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운 기간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보건소에 요청을 하면 마스크 필요 하면 병원에 가서 사라고 하는 등 정말 온도계가 절실히 필요했는데, 온도계가 필요하면 그 것도 나가서 사오면 되지 않냐는 둥 지나고 나니 황당한 일이 많이 발생했는데, 검사 받으러 보건소로 오라고 하고. 공중보건소에서 객담하라고 하고 있고, 정말 방역을 하는 것인지 오히려 메르스 확산을 조장하는지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와서 방역을 이유로 빨리 화장하라고 참 어처구니 없습니다. 그런 말 하면서 저희한테 무슨 보상, 이런 식으로 둔갑 시키는데 이런 행태가 정말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서 추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족: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메르스로 부모님을 차례로 잃으신 분의 유가족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물론 부모님을 잃으셨기 때문에 다소 과격한 언사가 있었습니다만, 저희가 기회가 닿는 대로 보건 당국의 여기에 관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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