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의 '참수 이메일'

박용성의 '참수 이메일'

2015.04.22.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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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 '목을 치겠다'라는 표현으로 결국 낙마한 이 사람 누구일까요?

중앙대 이사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막말이었습니다.

학과 통폐합을 포함한 대학 구조조정 개혁안을 두고 교수들과 갈등을 빚자 이 같은 이메일을 교수들에게 보낸 겁니다.

'참수 이메일' 논란이 커지자 박용성 전 이사장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박 전 이사장의 막말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즉 비대위를 변기를 뜻하는 '비데 위원회'로 비하하기도 했고 교수들을 조두, 새의 머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중앙대 이사장 취임 후 "사회복지학과, 아동복지학과, 가족복지학과가 따로 있어야 하나? 그럼 왜 할머니복지학과, 할아버지복지학과는 없느냐?"며 학과 통폐합을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본디 재계에서도 파격적인 소신발언 탓에 '재계의 입',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던 박 전 이사장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한국은 행동은 없고 말만 많은 나토(NATO·No Action Talks Only) 국가"라며 정부와 날을 세우기도, 노동계에 대해서는 '떼로 몰려와서 떼만 쓰는 떼법', 정치권은 '갈등 조정 능력을 잃은 3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유 있는 비판을 위한 파격적이고 재치있는 입담은 박수를 받지만 자리의 위엄과 책임감이 따르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도를 넘은 발언은 분노의 역풍을 몰고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중앙대 특혜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박용성 전 이사장을 직접 조사하기로 하고 소환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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