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보이스피싱 가담한 교회 목사

[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교회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제대로 된 수입이 없어 대학생 자녀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합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은행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어오더니 남성을 붙잡아갑니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검거된 52살 정 모 씨입니다.

정 씨는 교인 60명가량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입니다.

이런 정 씨에게 어느 날 싼 이자에 대출을 해주겠다는 문자 하나가 날아들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보낸 가짜 광고 문자였습니다.

이들은 정 씨에게, 보이스피싱에 필요한 계좌를 빌려주면 가로챈 돈 일부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이에 정 씨는 피해자들이 자기 계좌에 넣은 8천 6백만 원을 찾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기고 81만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교인들이 주는 사례금만으로는 대학생 자녀들의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임현욱,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2팀 수사관]
"애들 학비 때문에 채무가 2천만 원 정도 있어서 그걸 어떻게라도...돈이 필요하니까 대출 받으려는 마음에 계획을 하고 범행에 가담한 것입니다."

경찰은 정 씨를 전자 금융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교회 목사 가운데 다수가 최저생계비도 못 받는 빈곤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절도나 사기 등의 범죄 유혹에 목사들이 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정 씨처럼 생활고를 겪던 목사가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YTN 임성호[seonogh12@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