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건강 '빨간불'...정작 치료는 꺼려

소방관 건강 '빨간불'...정작 치료는 꺼려

2015.03.27.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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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복을 입는 분들이 마땅한 대우를 받고 존중을 받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합니다. 어제 맞았었던 천안함 폭침 5주년 그리고 얼마전 있었던 해경의 헬기 사고 그리고 오늘 소방관들 리포트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취재한 김경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현장 하나하나가 어렵지 않은 현장가 어디 있겠습니까? 출동할 때 오죽하겠습니까?

그중에서도 제일 힘든 현장은 어떤 거라고 하시던가요?

[기자]
아무래도 소방관 분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현장 같은 경우에는 화재나 교통사고, 이런 순환구조라든지 정말 굉장히 다양한 현장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소방관들이 업무 중 가운데 하나가 불을 끄는 것도 있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있지만 또 막상 현장에 가서 그 참혹한 현장에서 인명구조라는 것이 산 사람만 구하는 게 아니라 어떨 때는 사고의 수습을 해야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지 못 한 현장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그래서 아까 악몽이 떠나지 않는다고요, 한 번 본 기억이 상당히 오래 가겠죠, 그 기억이요?

[기자]
앞서 보셨던 화재진압대장 같은 경우에도 25년 전의 기억인데도 정말 생생하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앵커]
실제로 지금도 현직 소방관들 중에서도 정신적인 문제들, 상처들 우울감 같은 그런 것들을 겪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까?

[기자]
일단 그런 현장을 굉장히 많이 가기 때문에 그런 현장에서 경험을 하면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극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개인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쉽사리 잊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몇 달은 가고 이런 게 굉장히 힘들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앵커]
소방방재청이 조사한 결과에서는 39%, 그러니까 10명 중 4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아까 한 분 말씀하신 PTSD을 겪고 있다는 것이고요. 이게 굉장히 많이 늘었군요.

조사방식이 다른 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2012년과 2014년 사이에 훨씬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있습니다. 근무여건은 어떻습니까, 근무시간이나 여러 가지 종합했을 때요.

[기자]
저희가 취재를 갔던 서울의 소방서의 경우에는 서울은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조금 사정이 양호한 편입니다. 인력상황이라든지 장비라든지요. 그런데 어쨌든 2교대로 돌아갑니다. 낮과 밤 근무로 돌아가고 있는데요.

[앵커]
12시간씩이죠?

[기자]
12시간은 아니고요. 주간근무의 경우에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를 하고 야근근무조가 저녁 6시부터 다음 달 아침 9시까지 15시간 정도를 근무를 합니다.

보통 3개팀이 2교대로 나눠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서 한 팀이 한 주는 낮근무를 하고 나머지 두 팀이 밤근무를 돌아가면서 하는 이런 식으로 근무를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근무시간이 굉장히 길고 밤에 계속 근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생활리듬 같은 게 많이 떨어지고 그런 면이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겠죠. 인원이 부족하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까?

[기자]
구조대 같은 경우가 7명이 야간 근무를 하는데 사실 관할하는 범위가 상당히 높은데 7명이 다 담당한다고 했을 때 상당히 좀 의외였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7분이 서울 시민 아니면 국민들의 밤 상황을 책임진다고 생각하니까 좀 적지 않나 조금 더 충원이 돼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실제 현장에서도 인력이 부족한 그런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까 그런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내부적으로 그런 시스템은 갖춰져 가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 소방 조직 자체에서도 심리상담 프로그램이라든지 심리상담 인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방관들이 자신의 이런 내적인 트라우마라든지 심리적인 부담감을 쉽게 얘기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앞서도 들으셨겠지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소방관은 항상 강인해야 되고 용기가 있어야 된다고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을 동료들에게도 쉽게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앵커]
다 똑같이 겪는 것인데 너만 힘들어하느냐, 걱정들을 하시는 군요. 사실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요. 또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소방방재청이 해야 되는 역할이겠죠, 할 수 있도록요.

제일 어렵다, 고충 1순위는 이런 거라는 걸 어떤 것들을 말씀을 하셨나요, 소방관님들께서? [기자] 아무래도 가장 험한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안전을 굉장히 중요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방관들도 굉장히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집에 가면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가장이고 또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이기 때문에 자신의 안전도 굉장히 중요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건강하지 않고 안전을 주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굉장히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가장 조심 스러웠던 부분은 아무래도 소방관들의 트라우마를 집중적으로 다루다 보니까 이분들이 너무 항상 심리적으로 힘들고 우울증에 고통을 받고 있고 이런 부분이 너무 부각이 돼서 이분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이 됐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런 아픔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운동이라든지 대화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을 너무 동정의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이분들이 정말 소방 서비스 자신들이 맡은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은 지원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맞는 말씀입니다. 여건은 여건대로 개선을 해야 되는 것이고 저희가 국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늘 애써주셔서 고맙다는 의미로 김 기자 취재를 하셨고 저는 전해 드렸으니까 오늘 저희가 감사하다는 박수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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