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 '로로선'...해수부 "통계도 없다"

사고 위험 '로로선'...해수부 "통계도 없다"

2014.05.01.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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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침몰한 세월호는 여객과 화물을 같이 실을 수 있는 이른바 '로로선'입니다.

'로로선'은 구조적인 문제로 참사가 거듭 일어나면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나왔는데요.

문제는 정부가 로로선에 대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객 9백여 명을 실을 수 있는 대형 여객선 세월호.

차량 2백여 대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화객선, 이른바 '로로선'입니다.

문제는 로로선에서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

지난 2006년 이집트에서 일어난 최악의 침몰 참사인 '알살람 보카치오 98호'도, 발트호에서 침몰한 에스토니아호, 2009년에 침몰한 필리핀 슈퍼페리호도 모두 로로선이었습니다.

차량을 싣는 곳 위에 객실을 만들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높아 불안정하고, 차량 출입문으로 물이 들어오기 쉬운데다, 수직 격벽도 없어 빠르게 침몰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UN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해사기구는 지난 1997년 로로선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로로선을 여객선의 일종으로만 집계할 뿐,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해양수산부 관계자]
"일반적으로는 여객선으로 다 분류되고요, 검사할 때는 로로선으로 별도로 분리해서 검사합니다. 지금 현재 통계 자체가 없는 것을 만들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청해진해운이 세월호에 매번 천여 톤에 달하는 화물을 실어 사실상 화물선처럼 운항했지만, 관리의 손길은 미치지 않았던 겁니다.

[인터뷰:김길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로로선의 올라가는 화물 무게를 포함해 여객 승선 등까지 세밀하게 (정부가) 관리해야 합니다."

국제해사기구는 로로선 선원은 화물을 실었을 때 복원력 같은 전문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세월호처럼 국내를 오가는 선박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로로선에 대한 정부의 밀착 관리가 절실해 보입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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