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무대책' 경찰 증원...불만 속출

[현장24] '무대책' 경찰 증원...불만 속출

2014.02.10.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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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현장24!

오늘은 확실한 준비없이 인원만 늘려 뽑은 경찰의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고발합니다.

5년 동안 2만 명 증원을 목표로 해마다 경찰관 수천 명이 추가로 선발되고 있지만,

정작 상당수 합격자는 임용되지 못한 채 속절없이 출근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터뷰:이성한, 경찰청장(2013년 3월)]
"5년간에 걸쳐서 매해 4천 명씩 2만 명의 인원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우선 4대 사회악 척결에 가장 많은 인원을 배치하고..."

경찰 증원 공약은 곧바로 현장에 반영됐습니다.

신규 경찰관을 1년에 3천여 명에서 7천 명으로 늘리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선발 인원은 급증했는데 교육·수용 시설이 따라가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은 역대 최다인 4천2백 명입니다.

이들은 8개월 동안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정식으로 임용되는데, 현재 수용 인원은 고작 3천 명 수준으로 무려 천여 명이 반년 동안 대기하고 있습니다.

중앙경찰학교의 숙소가 부족해, 지난해 12월에 입교한 3천 명의 교육이 끝나기를 속절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가명), 경찰 임용 대기자]
"약간 어이없다는 말들 많이 나왔죠. 같은 동기인데 남은 시간 동안 뭐 해야 하고..."

입교 지연은 대기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같은 해에 합격해도 임용 날짜가 기준이기 때문에 승진과 퇴직금 산정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극도로 행동도 조심해야 합니다.

[인터뷰:박 모 씨(가명), 경찰 임용 대기자]
"합격을 했는데도 마냥 기쁘지 않고 어이없고…부모님 같은 경우 가장 실망이 크시고요."

[인터뷰:이 모 씨(가명), 경찰 임용 대기자]
"서빙이나 술집 이런 게 많은 데 일 잘 못하고 아르바이트 찾기도 힘든 편이죠."

더 심각한 건 이런 사태가 앞으로 4년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는 6월 숙소인 생활관이 추가로 지어지면 3천5백 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또 3천5백 명을 뽑을 예정이어서 천 명 이상이 대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지금 현재는 (대기자가) 천 명 넘어가니까요. 규모로 본다면 계속 한 천 명 정도가..."

경찰은 예산 부족으로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처음이다 보니까...앞으로 현 정권에서는 경찰관 2만 명 증원하는 게 국정과제니까요. 다른 교육기관에 수용이 가능한지, 검토는 하고 있거든요."

대통령 공약이라며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무작정 뽑고 보자는 경찰!

대기에 대기가 이어지면서 예비 경찰관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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