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한 곳에 거북 알이 무려 천 개?

공원 한 곳에 거북 알이 무려 천 개?

2013.07.22. 오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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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작은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외래종 거북이 요즘 한창 번식기를 맞았습니다.

호수나 연못 주변에 주로 알을 낳은데 그 수가 보통이 아니라고 합니다.

효과적인 퇴치 방법을 찾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 안산시의 한 공원.

연꽃이 활짝핀 저수지 부근 비탈에서 외래종 붉은귀거북이 필사적으로 땅을 팝니다.

10여 분 만에 볼 일을 마친 거북은 천천히 흙을 덮고 다진 뒤 자리를 떴습니다.

거북이 있던 곳처럼 풀이 거의 없고 맨땅이 정성스럽게 다져진 곳을 파봤습니다.

10센티미터 정도 파고 들어가자 수북이 쌓인 흰색 알들이 나타납니다.

낳은 지 일주일 정도 된 것들입니다.

이렇게 땅속에 몰래 숨겨진 알들은 두 달 정도 지나면 부화한 뒤 새끼로 태어나게 됩니다.

이 공원 일대에서 최근 확인된 붉은귀거북 알 무더기는 무려 40군데.

이 밖에 너구리나 들고양이들이 이미 파헤친 곳도 적지 않습니다.

풀숲에 가려 못 찾은 것까지 감안하면 이런 알 무더기는 100군데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번에 보통 10개 정도 알을 낳는 습성을 감안하면 번식기인 최근 한 달 동안 이 곳에서만 무려 천 개가 넘는 알을 낳은 셈입니다.

이렇게 번식력이 강한 붉은귀거북은 무서운 식성으로 토종물고기들의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지화, 서울대 산림과학부 연구원]
"번식력이 대단히 강하고 식성도 대단히 왕성해서 수생태계에서 절지동물이나 어류나 자기가 먹을 수 있을 법한 모든 먹이를 다 먹기 때문에 수생태계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붉은귀거북의 알 무더기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물가에서 가깝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어른 손바닥만 하게 흙 덮인 흔적이 보이면 의심해볼 만합니다.

[인터뷰:최종인, 안산시 공무원]
"햇빛이 좀 들어야 되고 또 습도가 너무 많으면 안 되고 습도가 전혀 없어도 안 되고 그 지역의 단단한 층을 선택하고 사람이 자주 많이 인접하지 않는 곳을 선택해서 둥지를 틉니다."

무분별 하게 방사된 뒤 전국의 호수와 연못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 붉은귀거북.

다 자란 성체는 성체대로 또 번식기의 알은 알대로 때와 상황에 맞는 포획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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