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재임 기간 각종 선거에 개입"

"원세훈, 재임 기간 각종 선거에 개입"

2013.06.14.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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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원세훈 전 원장 재임 기간 동안 국가정보원이,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00여 쪽에 이르는 인터넷 댓글 분석 자료를 고의로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고한석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여러 선거에 개입했다고 본 근거는 뭔가요?

[리포트]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야권 정치인이나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을 종북 세력으로 보고, 이들의 집권을 막으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의 선전 활동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은 4대강 사업 등 정부 주요 사업을 홍보하고, 여권을 옹호하는 글을 지난 대선 직전, 집중적으로 올렸습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이 같은 활동을 지시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보고, 오늘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다만, 국정원 3차장과 전 심리정보국장은 지시를 받아 실행했을 뿐이라고 판단해 기소유예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원 전 원장 재직 당시 국정원이, 대선 뿐 아니라, 각종 선거 때마다 조직적으로 여당 입장을 두둔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는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는 글, 35건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국정원 직원들이 선거 개입을 위해 올린 글의 수가 얼마나 되나요?

[답변]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인터넷에 올린 정치 관련 글은 모두 1,970건입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73건을 선거 개입 의도가 있는 글이라고 봤습니다.

73건에는 금강산 관광과 대북정책, 대선 공약, 안철수 후보 비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선거개입은 게시글 이외에도 인터넷 찬반투표에 집중됐습니다.

4개월여 동안 사실상의 선거 운동에 해당하는 찬반 클릭이 1,281회에 달했습니다.

모두 새누리당에 우호적이고 민주당 등 야권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찬성 혹은 반대 표를 던졌습니다.

국정원이 고유 업무라고 주장한 북한이나 종북 관련 글은 전체 찬반클릭 가운데 2.7%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른바 '국정원 댓글녀' 사건이 불거진 뒤, 국정원 직원들이 수천 건에 이르는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트위터 등 SNS에도 글을 올려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미국 등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질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의도적으로 수사 결과를 축소·왜곡했다고요?

[답변]

겅찰은 지난해 12월 수사 개시 사흘만에 '박근혜 문재인 지지 비방 글이 없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 결과가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서울경찰청이 인터넷 댓글을 분석해 정치 개입 정황을 확인한 자료 100여 쪽을 만들었지만, 지난해 12월 16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직전 모두 폐기됐습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이와 같이 사건을 축소하고 조작하라는 지시를 했고, 그 과정을 보고 받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대선 직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하려 경찰 조직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것이 명백하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김 전 청장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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