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60% "콤보백신 없다"

병의원 60% "콤보백신 없다"

2012.08.20.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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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아기들 예방접종, 종류도 많고, 횟수도 너무 잦아서 힘겨운데요.

정부가 올해부터 여러 질병을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이른바 '콤보백신'을 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해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 주사 맞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고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에 있는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입니다.

파상풍, 소아마비 등의 백신이 합쳐진 콤보백신을 맞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인터뷰:소아청소년과 의원 간호사]
"저희는 없어요. 있었는데, 이제 안 들여와요."

또 다른 의원.

콤보백신은 부작용이 잦다며 기존 백신을 권합니다.

[인터뷰:소아청소년과 의원 간호사]
"저희가 콤보를 안 놓는 이유는 열이 잘 나서…DTaP, 소아마비 따로따로 맞으셔야 해요."

콤보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를 예방하는 DTaP라는 혼합 백신에 소아마비 백신을 합친 겁니다.

이것을 사용하게 되면, 접종 횟수가 절반 정도로 줄게 됩니다.

아기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특별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 콤보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의료기관 어디에서든 쉽게 맞을 수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동네 병의원에서는 콤보백신을 사용하는 비율이 40%에 불과합니다.

기존 백신을 사용하던 관행이 남아 있는데다, 접종 횟수가 절반으로 줄게 되면 그만큼 병원 수입이 감소한다는 것도 사용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재윤, 대한소아과학회 서울지회장]
"앞으로 검증되고, 수급이 원활하고, 콤보백신 수가(접종료) 문제가 잘 해결되면 주사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보 부족 때문에 콤보백신 자체를 모르는 부모들도 많습니다.

[인터뷰:강주연, 경기도 광명시]
"알았으면 아기도 주사 적게 맞았을 텐데, 몰라서 아기한테 미안하네요."

보건당국은 새로운 백신을 통해 영유아 예방접종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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