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뉴런, 모방과 공감을 이용하는 소비심리" [YTN FM]

"거울뉴런, 모방과 공감을 이용하는 소비심리" [YTN FM]

2012.05.15. 오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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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뉴런, 모방과 공감을 이용하는 소비심리" - 건국대 범상규 경영학과 교수

[YTN FM 94.5 '생생경제']

옆 사람이 하품을 하면 나도 하품을 따라 하게 되죠. 책상모서리에 다리를 부딪쳐서 아파하는 사람을 보면 마치 내가 아픈 것처럼 느끼기도 하죠
소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으면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뭐지? 하고 슬쩍 껴보게 되고.
엄청난 기세로 물건을 고르는 아주머니들
사이에 있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결제하고 맙니다.
그러고 집에 오면 후회하죠.
아 내가 이걸 왜 샀지?

알 수 없는 소비자의 마음,
건국대 범상규 경영학과 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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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만 이런 가 했더니 이런 심리는 다 같은 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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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외국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고급 스포츠카를 직접 몰고 나오는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요. 특히 여성들의 경우, 드라마에서 김남주가 메고 나온 핸드백이라며 너도 나도 사려고 하죠. 모두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도록 강요하는 소비심리의 단면들입니다.

요즘 인기드라마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보다보면 잘 알려진 패션의류 대리점 장면이 자주 보이죠. 바로 드라마나 영화 속 PPL이라는 간접광고인데요. ‘간접광고’임을 밝히면 특별히 문제없는 효과적인 광고수단이죠. ‘드라마에서 어느 배우가 어떤 옷을 입었더라’ 입소문 나면, 시청자들의 심리코드를 자극하여 바로 구매를 부추기기 쉽죠. 문제는 이러한 간접광고로 인해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자극하거나, 빈번한 브랜드 노출은 오히려 시청자를 짜증나게 하기도 하는 부작용도 따른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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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의식적으로 남들을 모방하고 따라하게 되어 결국 과소비까지 이어지는 데요. 대체 왜 이럴까요?
심리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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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러한 모방심리현상은 거울뉴런이라는 독특한 우리 뇌구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파르마대학의 리촐라티 교수에 의해 10여 년 전에 발견된 것인데요.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의 손에 있는 땅콩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자기 손에 땅콩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행동하는 경우를 통해 확인되었죠.

이러한 거울뉴런은 사람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요. 타인의 행동이나 의도 또는 감정을 머릿속에서 추측하고 모방하며, 인간의 공감능력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신경세포입니다. 즉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얻은 정보를 부호화하여 즉각적으로 상대방 의도를 읽어낼 수도 있죠. 이러한 거울뉴런은 사회구성원들 간의 공감형성을 가능하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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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거울뉴런이라,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순간적으로 모방하는 행위로 바로 ‘진화의 산물’이라 하겠는데요.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이 거울뉴런이 왜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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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거울뉴런은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생명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를 제공하는데요. 예를 들어 북극곰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꺼운 털을 갖기 위해서는 수만 년의 진화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이누이트 소년은 아버지가 하는 동작을 보고 몇 십분이면 털가죽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게 되죠.

수만년을 수십분에 가능하게 하여 그만큼 생존력을 높여주었던 거죠. 그래서 심리학에서의 거울뉴런은 생물학에서의 DNA 발견에 버금갈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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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러한 거울 뉴런 일상생활에서 활용해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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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거울뉴런은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판매원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면서 고개를 자주 숙여주는 행위나, 연설할 때 자연스럽게 겉옷 상의 단추를 풀어주거나 안경을 고쳐 쓰는 행동들은 육체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유도하여 공감을 이끌어 내기 쉽죠.


또 거울뉴런은 조직 성과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가장 성과가 좋은 집단의 리더는 다른 집단의 리더보다 부하들을 평균 3배 정도 더 자주 웃게 만든다고 합니다. 잘 웃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리더 밑의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웃고 즐겁게 일하게 된다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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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업이 마케팅이나 광고에 거울뉴런 효과를 활용한다면,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유리하게 형성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데요.
소비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광고 사례엔 어떤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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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는 일방적인 설득이나 유머광고 보다는 거울뉴런을 자극하여 공감을 얻어내는 추세인데요.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의 TV광고를 보면, 상사에게 일러바치기 좋아하는 사원은 정말 얄밉죠. 그래서 사원이 아닌 감사원이라 부르고, 젊었을 땐 못한 게 없는 능력자라고 말만 앞서는 과장 역시 야속하죠. 그 과장님은 극과장이 되는 식이죠. 직장인들이 느끼는 애환을 에피소드로 만들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공감시키는 광고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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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도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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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광고를 본 후 해당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문제는 구매상황에서 거울뉴런이 홀로 반응하는 대신, 쾌락을 유발하는 도파민과 한 쌍이 되어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제품구매를 결정하는데 통상 2.5초가 걸린다고 하는데, 이 짧은 순간 거울뉴런은 도파민을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유도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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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렇다면 합리적인 소비행동을 위해 모방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거울뉴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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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거울뉴런에 비친 현상은 사회적 공감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유행이나 입소문에 쉽게 움직이는 것은 공감이 아닌 단순 추종이나 모방이라는 생각이 필요하겠죠. 또 거울뉴런은 충동구매를 유도하기 쉽기 때문에 본인의 주관적 판단을 믿고 결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건국대 범상규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YTN FM 94.5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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