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식으로 한글 입력?"

"중국 방식으로 한글 입력?"

2010.10.17. 오전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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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휴대전화 제조사 별로 문자입력판이 모두 다르죠?

표준방식이 없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특허권자들 사이의 알력으로 표준화 작업에 지지부진한 사이, 중국이 조선어로 한글국제 표준을 선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른바 중국의 '한글 공정'.

중국이 첨단기기 입력자판의 국제 표준화 작업에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말을 포함시키기로 해 논란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국제 표준은 커녕, 국내에서도 기기마다 입력방식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천지인' LG의 '나랏글' 등 관련 특허만 400여 개, 의견 조율도 힘든 상황입니다.

[인터뷰:송양회, 기술표준원 정보통신표준과장]
"특허권 문제, 경제적 여건, 시장의 잠식 등 각 업계의 이슈 때문에 표준화를 달성하지 못 했고, 여기까지 이르렀습니다."

벌써 15년 전부터 한글 단체들은 표준화를 준비해왔지만 번번이 비슷한 이유로 무산되기 일쑤였습니다.

시간을 끄는 동안 중국은 계획에 착수했고, 잘못하면 한글의 정체성 마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습니다.

[인터뷰:이대로, 한국어정보학회 부회장]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죠. 우리가 안 하니까. 한글을 우습게 여기고 발전시킬 생각을 안 하고. 한자, 영어에만 매달리고. 망신도 당하고 손해도 보고."

정부는 일단 '천지인' 등 사용자가 많은 입력 방식 서너 개 가운데 하나를 표준으로 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입력방식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외국에서 생산한 스마트 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정부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강제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기업들은 관련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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