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배우고 싶은데"...추가 지원 시급

"한글 배우고 싶은데"...추가 지원 시급

2010.09.23. 오전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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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랑에 비해 교육시스템은 아직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특히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부족이 심각합니다.

권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정부의 초청을 받아 '한국 방문'의 꿈을 이루게 된 고등학생 사리안또.

한국에 대한 애착은 더 커졌지만 학교에서 한국어를 더 많이 배우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인터뷰:사리안또, 바우바우 6고등학교 학생]
"우리를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이 더 계셨으면 좋겠어요. 모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꼭 필요하거든요."

찌아찌아족은 인도네시아 부톤섬에만 8만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들에게 한글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는 현지인을 포함해 단 2명뿐입니다.

이때문에 찌아찌아족이 다니는 초등학교 4곳 가운데 한 군데서만 한글 수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에서도 1학년과 2학년에서 한 반씩만 교육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라우두, 바우바우 6고등학교 교장]
"다른 반도 한국어 수업을 원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 정부와 바우바우 지방정부가 협력하여 좀더 많은 선생님을 보내주신다면 저희는 언제나 수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학년이 바뀌어 다른 반이 되면 그걸로 한글 교육이 끝나버리게 됩니다.

찌아찌아말을 한글로 기록한 교재 역시 초급 수준밖에 없어 현지인과 한국인 교사가 틈틈히 짬을 내야 합니다.

[인터뷰:정덕영, 찌아찌아족 한글 교사]
"한글 교육이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좀더 정착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글 전파의 큰 역할을 할 것이라던 한글문화관 건립도 부지만 정해놓은 채 사업자를 찾지 못해 1년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고 있는 한글 농업교재 보급에 어느 정도 역할을 기대할 뿐입니다.

찌아찌아족 성인들에게까지 공식문자인 한글을 가르치는 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게 현주소입니다.

찌아찌아족이 우리 한글에 그들의 말과 문화를 온전히 담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한글 교육 시스템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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