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최전방' 제주는 '이미 전쟁 중'

'기후변화 최전방' 제주는 '이미 전쟁 중'

2010.07.11.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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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청정지역 제주도는 기후변화 추세가 육지보다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망고같은 아열대 농작물 재배가 본격화되는 등 기후변화 적응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상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 한라산, 평온한 듯 하지만 생태계에선 의미심장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온대식물인 소나무가 한대식물 구상나무 군락지를 빠른 속도로 빼앗고 있습니다.

10년 전만해도 해발 1,200m만 가면 볼 수 있던 구상나무 군락지는 이젠 해발 1,500m까지 밀려났습니다.

[인터뷰:송국만, 제주대 생물학과 연구원]
"고산식물이 기후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졌거든요. 그런 이 구상나무가 최근 기후변화에 의해서 다른 종의 번식에 의해 구상나무가 자랄 수 있는 조건들이 없어져버린다는 것이죠."

바다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용의 머리를 닮은 해안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도의 필수 관광코스 용머리 해안 산책로.

하지만 요즘은 만조 때 물에 잠기는 시간이 두시간 이상 늘었고, 파도가 거센 날에는 아예 접근할 엄두도 못냅니다.

87년 공사 당시에는 거의 없던 일입니다.

지난 38년 동안 해수면이 22.8cm나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금세기말 우리나라가 아열대가 되고 해수면이 1m 상승한다는 막연한 전망이 제주도에선 이미 현실적 문제인 것입니다.

제주도는 우선 농업부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망고와 용과, 아떼모야 등 열대과수 재배면적이 2008년에 이미 50ha가 넘었습니다.

[인터뷰:전승종, 온난화대응 농업연구센터 연구원]
"금세기말이면 제주도에서 재배하고 있는 작물이 대전 정도의 지방에서도 충분히 재배가될 것으로 사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경험 등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예상액은 무려 800조 원!

하지만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면 피해도 최소화하고 오히려 새로운 기회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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