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사격장 화재, 원인 파악 안 돼

실내사격장 화재, 원인 파악 안 돼

2009.11.16. 오전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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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일본인 관광객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숨지고 6명이 크게 다친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에 대한 원인 규명 작업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부산에 도착한 일본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오열하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사회2부 김종호 기자가 YTN 부산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

화재가 발생하고 이틀이 지났는데요, 현장 감식에서도 화재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까?

[리포트]

다각도에 걸친 수사에도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입니다.

우선 경찰은 국과수 남부분소 관계자 등과 함께 화재 당일인 그제 현장 감식에 나섰는데요.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고 어제 다시 2차 감식을 벌였습니다.

2차 감식에는 국과수 본원 관계자들도 서울에서 파견돼 오전부터 오후까지 보다 세밀하게 현장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육안으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이번에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탄 흔적 등으로 봤을 때 사격장 입구 옆에 있던 소파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만 내놓았습니다.

합동 감식반은 현장 수거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고 필요하다면 재차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입니다.

[질문]

현장 CCTV도 공개됐는데 여기서도 뚜렷한 단서가 없었다고요?

[답변]

현장에는 모두 8대의 폐쇄회로TV가 있었는데 화재 당시에는 2번 카메라를 빼고 전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번과 3번 카메라는 각각 사격장 입구와 총을 쏘는 장소인 사대 입구를 비추고 있었고 나머지 4번에서 8번 카메라 5대는 모두 사대와 표적 판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폐쇄회로TV가 화재나 도난 방지 등의 목적이 아니라 사격장의 영업 관리 목적으로 설치됐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은 고장난 2번 카메라가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휴게 공간 쪽에 배치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화재 원인을 찾는 단서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번 CCTV는 두 달 전쯤 고장 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재 원인 분석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CCTV에서도 사고 단서를 찾을 수 없어서 화재 원인에 대한 궁금증만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어제는 일본인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이 부산을 찾았습니다.

어떤 반응들이 나왔습니까?

[답변]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반신반의했던 일본인 유가족들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과 유명을 달리한 사고 현장을 돌아보면서 오열했습니다.

또, 중화상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가족을 앞에 두고 의료진의 설명을 받으며 망연자실 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에 나섰던 사람들에게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철저한 원인 조사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일본인 가족들은 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DNA 검사로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면 시신을 수습해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자신들에게 쏠리고 있는 관계 기관과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며 향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꺼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인 가족들은 어제 부산 시내의 한 호텔에서 밤을 지냈고 일본 영사관과 논의해 체류 일정을 조정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희생자 가족들은 언론의 관심이 일본인 희생에만 쏠려 있고 자신들은 수사 상황 등에 대한 관계 기관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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