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자연휴양림

무법천지 자연휴양림

2009.05.07.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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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조직폭력배를 사칭한 30대 남자가,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에 들어와 폭력과 협박으로 수억 원의 돈을 갈취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무려 1년 5개월 동안 쉬쉬하며 진행된 일인데 돈을 뺏긴 사람들은 모두 휴양림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 외곽에 있는 도립자연휴양림.

강원도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 곳에 지난 2007년 말 31살 이 모 씨가 찾아왔습니다.

스스로 폭력조직의 일원이라고 자칭한 이 씨는 휴양림 근무자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직원은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흉기를 이용해 협박하고 폭력을 가했습니다.

[인터뷰:휴양림 근무자]
"우리가 걔한테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가족을 몰살시킨다는 것이야. 개개인을 불러 가지고 1대1로 하는 거에요. 1대1로 하니까 서로 모르는 것이야. 얘가 돈을 얼마 줬는지 서로 모르는 것이야."

이런 식으로 당한 사람만 모두 15명.

피해자는 모두 공무원이었고 뺏긴 돈은 2억 7,000만 원이 넘습니다.

이 씨는 공무원들만 있는 사무실에 버젓이 책상까지 갖다 놓고 폭력과 갈취를 이어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10년 전 이 곳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이 씨는 직원 개개인의 약점을 잡아 협박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무원들은 가족을 해치겠다는 이 씨의 협박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서로에게 알리거나 신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상급 부서는 이런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당연히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습니다.

[인터뷰: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관계자]
"협박성에 시달려서 전혀 옆에 사람도 몰랐고요, 서로 얘기를 안 했으니까. 그 상황을 감지하고 경찰 수사하면서 불거져 나온 것입니다."

경찰은 달아난 이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이 씨가 공무원들을 상대로 협박한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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